‘변신 시도’ 다르빗슈, 더 무서워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18 06: 55

지난해 텍사스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다르빗슈 유(28)가 더 나은 시즌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보완점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비교적 만족스럽다. 이런 다르빗슈를 지켜보는 관계자들의 기대도 크다.
다르빗슈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4피안타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84개의 공을 던지며 순조롭게 올라오고 있는 페이스를 과시했다. 이닝에 비하면 투구수가 다소 많다는 점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많은 흠이 있는 투구내용은 아니었다. 이날 성적을 포함한 다르빗슈의 올해 시범경기 성적은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3.68이 됐다.
기록보다 더 주목할 만한 요소가 눈에 보인다. 실험이다. 다르빗슈는 시범경기에서 커터의 구사 비율을 높이고 있다. 사실 다르빗슈에게 커터는 그리 낯선 구종이 아니다. 에 의하면 2012년에는 전체의 17.5%를, 지난해에는 전체의 15.7%를 커터로 던졌다. 이날 84개의 공 중 커터는 총 16개로 약 19%의 비율이었다. 구사율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경기 후 “오늘은 커터와 투심패스트볼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신경을 쓰고 커터를 던졌다는 의미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총 277개의 삼진을 잡아 리그 1위에 올랐다. 전체 아웃 카운트에서 탈삼진 비율은 무려 32.9%였다. 이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구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슬라이더(2013년 구사비율 31.6%)가 있기에 가능했다. 다르빗슈는 2012년에 비해 지난해 훨씬 더 많은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이 와중에 커터와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이 줄어들었다. 강력한 슬라이더 덕에 삼진은 많아졌지만 대신 경기에 따라 투구수가 다소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다르빗슈가 커터를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좀 더 효율적인 투구를 위해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구종인 커터의 구사 비중을 높이겠다는 구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다르빗슈는 이날 경기 후 “이런 투구 내용에 상대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고 싶었다”라고 대답했다. < ESPN>에 따르면 다르빗슈의 지난해 커터 피안타율은 2할7푼1리로 그렇게 좋지 않았다. 만약 이 수치를 2012년(0.198) 수준까지 떨어뜨린다면 다르빗슈는 더 강력한 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
투구폼에도 약간 손을 봤다는 것이 다르빗슈의 이야기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뽐냈지만 볼넷도 다소 많은 편이었다. 첫 해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스스로는 만족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투구시 공을 끌고 나오는 동작을 좀 더 가다듬었다. 제구를 더 좋게 하기 위한 방편이다. 다르빗슈는 이 과정에 대해 “현재 내 투구폼을 바꾼 상황이다. 약간의 변화지만 아직 적응해야 할 사소한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앞으로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결국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커터의 재장착과 제구 향상이 다르빗슈의 시범경기 포인트인 셈이다. 슬라이더의 위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가운데 커터나 투심패스트볼과 같은 변형 직구가 위력을 발휘한다면 타자들로서는 더 어려운 승부가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다르빗슈는 한 단계 더 진화하기 위한 길을 밟아나가고 있다. 만약 그 구상이 성공한다면 다르빗슈의 생애 첫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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