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풀린 오승환, ‘K쇼’에 한신은 위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18 06: 51

비록 최악의 시범경기 성적을 내고 있는 한신이지만 위안거리는 있다. 바로 팀의 새 수호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오승환(32)의 투구 내용이다.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오승환이 ‘K쇼’로 한신 관계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오승환은 15일 요코하마전, 그리고 16일 세이부전에 연속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지난 8일 니혼햄전 이후 시범경기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1.80까지 낮아졌다. 초반까지만 해도 몸이 덜 풀린 인상이 있었지만 계속되는 등판 속에 점점 자신의 100%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16일 세이부전 경기 내용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었다. 2개의 안타를 맞는 등 다소 고전했다. 그러나 동료들의 도움 없이 스스로 불을 껐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탈삼진 능력이 빛났다. 특히 2사 만루 상황에서 구마시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이 압권이었다. 15일 요코하마전에서는 선두 타자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나머지 세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과시했다. 12일 히로시마전에서도 탈삼진 하나가 있었다.

마무리 투수는 급박한 상황에서 올라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역전을 노리는 상대 타자들의 집중력도 최고조에 있을 때다. 그런 상황에서 삼진은 어쩌면 경기 마무리를 위한 가장 안전한 수단일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오승환의 삼진쇼가 시작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일본에서도 구위가 통한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연투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오승환은 한국에 있을 당시 시범경기에서는 연투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시즌 때는 연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한신도 이를 염두에 두고 오승환을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려 보냈는데 삼진을 통해 위기를 넘기는 모습은 강한 인상을 심었을 법하다.
와다 유타카 감독도 오승환의 탈삼진 능력에 반색했다. 와다 감독은 15일 경기 후 “직구의 힘이 좋았다. 볼 한 개만 슬라이더였고 계속 직구로 승부했다. 의도적으로 삼진을 뺏었다”면서 만족해했다. 좌타자 승부 등 몇몇 보완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오승환은 이처럼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오승환은 남은 시범경기에서 일정을 정해두기보다는 세이브 상황이나 접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구위를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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