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 박승현 특파원]시범경기부터 왜 이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한 경기서 5개의 몸에 맞는 볼을 주고 받는 모습을 연출했다. 정규시즌도 아닌 시범경기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미수에 그치긴 했지만 필라델피아의 레전드급 수호신 조나단 파펠본이 지난 해 내셔널 리그 MVP 앤드류 맥커친을 직접 겨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브라이트 하우스 필드에서 열린 그레이프푸룻리그 필라델피아-피츠버그는 피츠버그의 5-0 완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눈길을 끈 것은 양팀이 주고 받은 보복성 빈볼 퍼레이드였다.

포문은 필라델피아 우완 션 오설리반이 열었다. 3회 상대타자 닐 워커를 맞혔다. 공수교대 후 '반격'에 나선 피츠버그는 투수 애덤 윌크가 타석의 존 메이버리 주니어를 맞혀 멍군을 부르는 듯 했다.
사안이 좀 더 심각해 진 것은 5회 필라델피아의 마무리 조나단 파펠본이 등장하면서부터. 파펠본은 지난 해 29세이브에 그쳐 8년 연속 30세이브 이상 기록에 실패했지만 마리아노 리베라, 트레버 호프먼과 비견될 수 있는 선수다.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파펠본은 피츠버그 외야스 스탈링 마르테를 맞혀 내보냈다.
마르테도 주전 선수지만 한 타자 건너 앤드류 맥커친이 타석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더욱 커질 뻔 했다. 파펠본이 던진 초구가 맥커친의 머리 쪽을 향에 날아왔고 맥커친은 몸을 날려 겨우 피했다. 파펠본을 한 참 노려본 맥커친은 깔끔한 안타로 응수했다.
결국은 주심이 나서서 양팀에 경고를 주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공수교대 후 피츠버그 불펜투수 브라이언 모리스마저 코디 에시를 맞히자 주심은 양팀 덕아웃을 번갈아 방문 감독들에게 '이만하면 됐다'는 경고를 날렸다. 다행이 경고의 약발이 먹혀 더 이상의 빈볼은 없었다. 7회에도 몸에 맞는 볼이 나왔지만 명백히 실투에 의한 것이었다.
이날 경기 포함 양팀은 올 시즌 그레이프프룻리그에서 3번 만났다. 주고 받은 몸에 맞는 볼은 모두 12개. 필라델피아가 7개로 아직은 피해가 더 많다.
두 팀은 시범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크게 흥분하지는 않았다. “ 아마 투수들이 몸쪽으로 볼을 던지려고 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스프링캠프에서는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의 투수코치 밥 맥클러 역시 “상대 타자들이 홈플레이트 쪽으로 너무 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바짝 붙어 치는 타자들을 맞힌 것”이라며 “상대 팀도 그렇게 한다. 이것 말고 다른 이유는 없을 것”이리고 설명했다.
볼을 던진 파펠본 역시 고의성에 대해 “전혀 그럴리가 없다. 나는 열심히 던졌을 뿐”이라고 부인했지만 “나는 동료 타자들의 등을 보호해야 한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건 스프링 트레이닝일 뿐”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양팀은 펜실베니아주에 프랜차이즈를 두고 같은 내셔널리그 소속이지만 필라델피아는 동부지구, 피츠버그는 중부지구에 속해 있다.
양팀은 23일 또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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