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의 새 전력 중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 중 하나가 신현철(27)이다. 부담이 큰 만큼 어깨도 무겁다. 이 어깨의 짐을 덜어주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기를 살려주려는 의도다. 신현철도 그 속에서 점점 팀에 적응하고 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에서 SK로 이적한 신현철은 올해 SK 내야에서 반드시 활약해야 할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SK는 정근우의 이적으로 내야가 허전해졌다. 나주환이 2루로 전향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 시즌을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백업 자원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박진만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아직 20대 중반의 나이인 신현철에게 큰 기대가 걸리는 이유다.
부담이 큰 탓일까. 신현철은 지난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결정적인 실책이 공교롭게도 실점으로 이어지며 씁쓸함이 컸다. 그러나 신현철에 대한 이만수 감독의 믿음은 확고하다. 이 감독은 14일 경기를 앞두고 “지금까지 잘하다가 한 경기 실수를 했을 뿐”이라고 감싸 안았다. 그리고 신현철을 다시 선발 유격수로 투입시켰다. 믿음을 과시하는 대목이었다.

신현철은 전지훈련에서 페이스가 좋았다. 당초 개인사정으로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던 신현철이었다. 그러나 전지훈련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재기를 다짐하는 스스로의 의지는 발군이었다. 이 감독도 이에 주목했다.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 야수 MVP도 신현철이었다. 당시 이 감독은 “성과도 성과지만 동기부여에 주목했다”라고 했다. 그만큼 신현철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애 썼다.
기회는 계속 주어지고 있다. 신현철은 오키나와 2차 캠프 연습경기 당시 총 33타석을 소화했다. 팀 내야수 중에서는 최정(34타석) 다음으로 많은 타석이었다. 수비는 호평을 받았다. 몇몇 동료들은 “신현철에게 가는 타구는 모두 잡힌다”라고 박수를 쳤을 정도다. 이 감독은 “2루와 유격수를 모두 볼 수 있지만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이 유격수라고 하더라”라며 신현철을 꾸준히 유격수 포지션에서 뛸 수 있게끔 배려하고 있다.
이 감독뿐만 아니라 선배들도 신현철의 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다. 주장 박진만은 당시 실책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고 웃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조언이 오히려 선수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잘할 때 칭찬만 해주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나주환도 14일 경기 전 “실책을 잊어버려라”라며 어깨를 두드렸다.
이런 격려 때문일까. “전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라고 멋쩍은 미소를 지은 신현철은 자신에게 향한 몇 차례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그리고 한층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현철이 주위의 바람대로 SK 내야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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