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SK 외야에 주목할 만한 다크호스가 또 출현했다. 김재현(27)과 임훈(29)이 자신만의 장점을 어필하며 생존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의 외야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돌풍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의 외야는 일대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중견수 및 리드오프로 낙점된 김강민의 자리만이 확정이 됐다. 나머지 두 자리는 아직 주인이 없다. 전력 구상에 고민이 큰 이만수 감독이지만 외야 이야기만 나오면 표정이 밝아진다. 어느 선수가 들어가더라도 능히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정도로 선수들의 컨디션과 활약상이 좋은 편이다.
수비력에서는 베테랑인 박재상과 조동화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나름대로의 경쟁력이 있다. 최근 어깨 재활을 마치고 1군에 합류한 한동민은 장타력이 강점이다. 지난해 14개의 홈런을 날렸다. 김상현과 루크 스캇도 외야수로 뛸 수 있다. 향후 재활을 마치고 돌아올 이명기까지 합치면 벌써 외야수만 7명이다. 그런데 여기에 김재현과 임훈까지 뛰어들었다. 스캇과 김상현을 지명타자 및 1루 요원으로 본다고 해도 5명이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양상이다.

김재현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성장세가 두각을 드러냈다. 원래부터 팀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타격 페이스까지 오름세를 보이며 이만수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재현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진 9차례의 연습경기에서 타율 3할9푼1리, 출루율 5할1푼7리라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스스로 “이렇게 잘 쳤을 때가 없는 것 같다”라고 할 정도로 방망이가 예민해졌다. 많이 나가자 뛰는 야구도 덩달아 살아난다. 도루만 5개를 성공시켰다. 팀 내 최다다.
임훈도 빼놓을 수 없는 다크호스다. 임훈은 지난해도 스프링캠프 성적이 좋았다. 그러나 이 상승세를 시즌으로 이어나가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1군 출장은 40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강한 의지로 뭉쳐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하며 방망이를 예열한 임훈은 시범경기에서도 2루타 2개를 비롯, 타율 4할(10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공·수·주에서 균형잡힌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감독도 두 선수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고 있다. 김재현은 최근 2번 타자로 나서 김강민과 테이블세터를 이루는 빈도가 늘어났다. 임훈도 하위타선에 배치되며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이 감독은 외야수들을 마지막까지 경쟁시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킨다는 생각이다. 두 선수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이 감독의 고민도 막판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행복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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