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준, "나이 걱정 왜 하는지 몰라...풀타임 아직 가능"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3.18 08: 24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왜 하는지 잘 모르겠다. 풀타임을 뛰는 것도 무리가 없다"
이제 노병준(35, 대구 FC)은 '노장'이라는 수식어가 낯설지가 않다. 그만큼 경험도 풍부하다. 어느덧 프로 13년차 된 노병준은 K리그 클래식 1회, FA컵 3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회, 피스컵 코리아 1회 등 6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노장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기량은 여전히 뛰어나다. 노병준의 K리그 커리어 하이 기록은 2009년 포항에서 기록한 7골 5도움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기량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2012년 7골 2도움을 기록했던 노병준은 지난해에도 6골 1도움을 올려 변치 않는 실력을 뽐내며 포항의 더블을 이끌었다.

하지만 노병준은 이번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노병준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포항에서 하고 싶어 했지만,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은 노병준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노병준이 포항에 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포항이 노병준과 재계약 거부 의사를 뒤늦게 밝힘에 따라 노병준이 다른 팀을 구할 시기를 놓치게 된 것이다. 노병준은 "포항과 계약을 하지 못한 후 몇몇 클래식 팀에서 연락이 오긴 했지만 미지근한 반응이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팀이 구상을 끝낸 시점에서 팀을 알아보니 힘들었다. 또한 내 나이를 모든 팀이 신경을 썼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왜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들 내 나이를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내게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밝힌 대구를 선택하게 됐다. 대구로부터 연락이 오고 2~3일밖에 고민을 하지 않았다. '돈이 문제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리고 대구와 계약을 했다"며 "물론 선택 자체는 쉽지 않았다. 클래식이 아닌 챌린지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노병준은 자신의 나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동갑내기 이동국(전북)의 활약이다. 이동국이 K리그 클래식에서도 톱 클래스 수준의 활약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버팀목이 되기도 하고 경쟁자로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노병준은 "청소년 대표 때 알게 된 동국이와 지금은 서로 '은퇴할 때 된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경쟁 아닌 경쟁을 하면서 서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버팀목인 셈이다"면서 "동국이를 보고 있으면 부럽기도 하지만 확실히 자극이 된다. 그래도 동국이처럼 나도 AFC 챔피언스리그서 MVP를 받은 얼마 안 되는 선수다. 게다가 난 트로피만 6개를 들어 올렸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챌린지에서 선수 생활 막바지를 보내게 됐지만 자신감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노병준은 "동계훈련을 하지 못해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지금도 실질적으로 45분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조절을 어느 정도 한다면 풀타임을 뛰는 것도 무리가 없다. 물론 내 스타일이 많이 뛰다 보니 힘든 것은 있지만 문제는 아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병준은 대구에서 뛰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그는 "대구가 2002년 창단을 했다. 나도 2002년 데뷔를 했다. 그런 팀에서 뛰게 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면서 "올해 목표는 클래식을 대구로 올려놓고 다시 클래식에서 뛰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가진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의 이번 시즌 유일한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포항에 대한 애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노병준은 "내가 선택한 팀이 내 팀이다"고 대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아직도 포항에 집이 있다. 이사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대구에서 오고가면 힘들긴 하겠지만 정이 든 곳이라 떠나기가 힘들다. 아쉬움도 생겼지만 포항이 나중에 불러준다면 갈 마음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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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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