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기황후’ 백진희, 광기 어린 악녀로 훨훨 날았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3.18 08: 52

배우 백진희가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하차했다. 첫 악역으로 반신반의했던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고 ‘기황후’의 쫄깃한 즐거움을 유발했던 그는 마지막까지 열연을 쏟아내며 배우로서 훨훨 날아다녔다.
백진희는 ‘기황후’에서 타환(지창욱 분)의 정실 황후 타나실리 역을 맡았다. 이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인기를 끌었던 것은 백진희의 뛰어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이 뒷받침됐기 때문.
타나실리는 대승상(연철 분)의 딸이자 기승냥(하지원 분)에게 마음을 빼앗긴 타환에 대한 짝사랑이 분노로 돌변하고, 그 분노가 아들에 대한 집착으로 변모해 극악무도한 악행을 서슴지 않았다.

권력에 관심이 없던 승냥이 원나라 황후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게 만들 정도로 승냥과 대립각을 세운 인물이었다. 아버지 연철이 대역죄를 저지르고 자신 역시 그 악행에 동조하면서 결국 교수형에 처해지며 지난 17일 방송된 38회를 끝으로 극에서 퇴장했다.
타나실리는 매회 악다구니를 쓰며 승냥을 모질게도 괴롭혔다. 또한 궁지에 몰린 후에도 권력에 대한 섬뜩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아들에 대한 집착으로 광기를 드러냈다.
아들을 바라볼 때를 제외하고 한순간도 평온한 표정이 없었던 타나실리는 그야말로 ‘역대급 악녀’였다. 초반 타환의 사랑을 받지 못해 외로움을 타는 비련의 모습을 보였지만 황후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매회 타나실리가 펼치는 악행으로 인해 긴장감이 드높아졌고 백진희의 빼어난 연기력에 시선이 집중됐다.
쉽지 않은 악역을 밭은 백진희는 언제나 날카롭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악담인 악녀 타나실리에 숨을 불어넣었다. 첫 악역인데다가 워낙 순한 인상이기에 우려도 많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첫 등장부터 악녀 본색을 드러내더니만 매회 오락가락하는 타나실리의 감정 변화를 모자람 없이 완벽하게 표현했다. 새 하얀 얼굴로 저주를 퍼붓고 악다구니를 쓰다가 혼절하기도 하는 타나실리의 극도의 흥분된 감정은 생동감이 넘쳤다.
38회에서 사약을 거부하고 교수형이 처해지기까지의 30분은 백진희가 그동안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악랄한 연기의 집약체를 다시 한번 보는 듯 하며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우려의 시선을 날려버리고 역대극 악녀로 거듭난 백진희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대중성을 확실히 갖추고 자신의 연기 내공을 발휘할 수 있었던 그가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대중을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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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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