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석의 '삭발'이 SK의 약점을 건드렸다.
오리온스는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6강 PO(5전3승제) 3차전에서 SK에 81-64 대승을 거뒀다. 1·2차전을 내준 오리온스는 SK전 8연패에서 벗어나며 기사회생했다. 오리온스는 0% 확률에 도전한다. 역대 6강 PO 1·2차전 승리팀의 4강 PO 진출 확률은 100%(12회 중 12회)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장재석. 그는 15일 SK와의 2차전에서 팀이 4쿼터 중반 15점차로 앞서다 역전패한 뒤 삭발했다. 경기 막판 덩크슛 실패와 패스 미스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자책에서 비롯됐다. 장재석의 비장한 헤어스타일은 오리온스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계기가 됐다.

초반 반칙 3개를 범한 장재석은 후반에 이를 악물고 뛰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한풀이를 제대로 했다. 4쿼터에는 프로데뷔 후 첫 3점슛까지 성공시켰다. 또 경기 종료 1분 12초 전 통렬한 덩크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장재석의 삭발과 함께 오리온스는 과감히 그동안의 플레이 스타일을 벗어 던졌다. 차분한 경기가 아니라 강하게 SK를 몰아쳤다.
오리온스는 3차전을 위해 새로운 준비를 했다. 전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재무장 했다. 따라서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완전히 달랐다. 장재석이 삭발을 한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기고자 하는 의지였다. 그만큼 더 SK 선수들에게 달라 붙었고 그 결과 거친 플레이를 바탕으로 정신적 우위를 점했다.
팀의 핵심인 김동욱과 2차전서 깜짝 활약을 펼친 한호빈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승리를 거둘 수 있던 원동력은 SK를 당황하게 만든 것이다.
SK가 가진 가장 큰 약점은 피지컬을 앞세운 플레이에는 약한 모습을 보인다. 기술적으로나 스피드를 따진다면 어느팀과 붙어도 문제가 없지만 거친 몸싸움과 견제를 벌이는 팀과 대결서는 약한 모습을 보인 SK의 약점을 추일승 감독은 그대로 파고든 것이다.
그 결과 신경질적인 플레이가 이어지면서 SK는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김선형이 경기 시작과 함께 3파울을 범하며 흔들렸다. 또 헤인즈는 김강선의 견제에 흔들렸다. 헤인즈의 플레이 때 이미 분위기는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선수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했다. 올 시즌 처음 출전한 전형수는 "안방서는 쉽게 무너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꼭 한번은 이기고 끝내자고 했다. 그래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석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머리를 짧게 깎았다. 내가 보여준 것들이 팀원 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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