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KIA로 이적한 이대형(31, KIA)이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선동렬 KIA 감독도 이대형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1번 타자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나가는 조짐이 보인다.
이대형은 16일까지 열린 시범경기 6경기에서 타율 4할(15타수 6안타), 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세부 지표를 보면 활약상은 더 도드라진다. 볼넷을 5개 얻어 출루율이 무려 5할5푼에 이른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1.017이다. 아직 몇 경기 치르지는 않았지만 KIA의 전력구조상 의미가 있는 대목이다.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심기일전한 이대형은 전지훈련 내내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 타격폼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고 이는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얼굴 표정도 밝아졌다. 심리적인 부담도 서서히 떨쳐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이대형을 바라보는 선동렬 감독의 얼굴도 덩달아 밝아졌다. 선 감독은 “신종길이 아직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는데 이대형이 잘 해주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선 감독은 이대형의 최근 타격에 대해 “바깥쪽으로 밀어치는 연습을 많이 하더라. 이런 부분을 의식하고 타격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대형은 오른 어깨가 빨리 빠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몸이 아닌 손목만으로 타격을 하는 나쁜 습관이 지적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의 스윙은 확실히 다르다. 좀 더 중심을 뒤에 놓고 타격을 한다. 설사 땅볼을 치더라도 3-유간으로 타구가 형성되면 빠른 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야안타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대형이 지금의 페이스만 이어갈 수 있다면 1번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 감독은 “신종길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1번 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이대형은 1번 경험이 더 많다”라고 하면서 “이대형이 1번을 치는 것이 우리로서는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이 경우 신종길이 중심타선이나 하위타선 등 필요한 부분에 배치될 수 있어 타선의 짜임새가 나아질 수 있다.
한편 선 감독은 “신종길은 이번 주말 정도부터는 수비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 본격적인 페이스가 아닌 신종길은 회복 막바지에 이르렀다. 주말쯤이면 수비에 나서며 정상적인 경기를 소화할 정도의 몸 상태가 될 것이라는 게 선 감독의 생각이다. 이대형과 1번 자리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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