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팀홈런 7위와 8위의 맞대결에서 홈런 6개가 터졌다.
2013년 롯데는 팀 홈런 61개로 전체 7위, LG는 59개로 8위에 그쳤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는 홈런 대신 소총과 중장거리 타격을 앞세워 4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과거 대포군단 롯데는 홈런이라는 장점을 잃어버리면서 4강 탈락의 쓴맛을 봤다.
작년 홈런이 적었던 LG와 롯데는 무력시위라도 하듯 홈런을 줄기차게 날렸다. 18일 상동구장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두 팀의 맞대결은 LG의 11-6 승리로 끝났다. 이날 LG는 홈런 4개를, 롯데는 2개를 쏘아 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는 이번 시범경기 팀홈런 3개를 기록하고 있었고, 롯데는 4개를 기록 중이었다.

양팀 모두 홈런이 귀하고 반가운 구단이다. LG는 1회 조시 벨, 5회 권용관, 7회 정성훈, 9회 문선재가 각각 홈런을 날렸다. 연습경기 홈런 3개를 기록 중이었던 벨은 1회 김사율로부터 선제 투런포를 뽑아냈다. 스위치히터인 벨은 좌우타석 모두 담장을 넘길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또한 권용관은 최근 오지환을 대신해 유격수 출전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베테랑이다. 손목힘이 좋아 원래 생각지 못한 장면에서 심심치 않게 홈런을 치는 선수인데, 올해는 일찌감치 손맛을 봤다. 그리고 시범경기 타격부진에 시달리던 정성훈은 7회 이명우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힘껏 잡아당겨 스리런포로 연결시켰다. 어차피 정규시즌 개막하면 성적이 올라올 정성훈이었지만, 그래도 시범경기 홈런은 반갑다. 그리고 문선재는 9회 롯데 마무리 김성배를 상대로 투런을 작렬, 홈런쇼의 대미를 장식했다.
경기에서 진 롯데 역시 홈런포 2개로 위안을 얻었다. 롯데는 4회 용덕한이 투런, 5회 김대우가 솔로포를 날렸다. 용덕한은 4회 2사 2루에서 호투하던 김선우를 두들겨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흥미로운 점은 주전포수 강민호가 아직 시범경기 홈런이 없는데, 백업포수인 용덕한과 김사훈이 각각 하나씩 쳤다는 사실이다. 주전 마스크는 강민호가 쓰겠지만 대기전력이 장타력을 과시한 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또한 김대우도 기다렸던 손맛을 봤다. 주전 좌익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대우는 최근 이승화-김문호에 비해 출전기회가 적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때 자신만의 장기인 장타력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상동구장은 바람이 심했지만 그 영향이 적은 홈런이었다. 게다가 상동구장은 가운데펜스 120m, 좌우펜스 97m로 다른 구장에서도 홈런이 될 만한 타구였다. 연달아 터진 홈런에 양팀 타격코치는 미소지었지만, 투수코치는 메모 한 줄이 늘어났을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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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