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의 3점포’ 스캇, 클래스 증명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18 16: 05

좀처럼 시원하게 돌지 않았던 루크 스캇(36, SK)의 방망이가 드디어 터졌다. 시원한 3점포로 그간의 우려를 말끔하게 날려 보냈다. 타구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135홈런의 클래스를 싣고 뻗어나갔다.
스캇은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지명타자 및 4번 타자로 출전, 1-4로 뒤져 있던 8회 1사 1,2루에서 KIA 다섯 번째 투수 박준표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단숨에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회심의 일격이었다. 비록 이후 추가 실점해 팀은 패배했지만 스캇의 홈런은 큰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박준표의 134㎞짜리 싱커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자신감 있게 배트를 휘둘렀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오는 공이었는데 이를 역으로 찔렀다. 시범경기 들어 최대한 많은 공을 보겠다는 구상을 실현하고 있는 스캇이지만 치기 좋은 공까지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던 셈이다.

타구는 힘이 있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많은 관계자들은 스캇이 날려 보내는 타구의 질에 주목했다. 우측으로 향하든 좌측으로 향하든 라인드라이브로 뻗어나가는 타구가 많았다. 기본적인 손목의 힘, 그리고 단단한 하체의 힘을 바탕으로 받쳐놓고 치는 스타일이기에 가능했다. 이번 홈런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타구는 총알 같이 뻗어나갔고 끝까지 힘을 잃지 않으며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스캇은 전날까지 시범경기 타율이 1할(10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그러나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었다. 볼넷을 5개나 골라 출루율은 4할에 달했기 때문이다. 반면 삼진은 하나도 없었다. 최대한 한국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겠다고 선언한 만큼 신중한 자세로 타석에 임한 측면도 있었다. 초구나 2구에 배트가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 홈런은 2구째 나왔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이제 서서히 한국무대에 적응하고 있는 스캇이 남은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구상을 얼마나 완성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확실한 것은 이번 홈런이 이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스캇은 그 다음 타석이었던 9회에도 상대 마무리 투수 어센시오를 상대로 2루타를 터뜨리며 서서히 잡아가고 있는 '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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