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동점골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전북 현대의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억울한 판정에 동요한 전북은 추가 실점을 하면서 광저우 원정에서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18일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톈허 스타디움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3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원정경기서 1-3으로 패배했다.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한 전북은 광저우(2승 1무, 승점 7)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전북은 이날 패배로 광저우와 역대 전적에서 1승 2무 2패가 돼 열세에 처하게 됐다. 특히 세 차례의 광저우 원정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전북의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전북은 특유의 활발한 공격을 펼치며 광저우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전반 11분에는 이승기가 내준 패스를 정혁이 아크 정면에서 슈팅으로 연결해 골키퍼 쩡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1분 뒤에는 한교원이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해 중거리 슈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하고만 있을 광저우가 아니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답게 기회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광저우는 전반 17분 랴오리성의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가오린이 밀어 넣어 선제골을 기록했다. 광저우는 전북이 선제 실점으로 흔들리자 추가골을 또 다시 넣었다. 3분 뒤 장린펑이 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해 올려준 크로스를 가오린이 헤딩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이 흔들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전북이지만 이동국이 만회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동국은 전반 38분 중원에서 김남일이 올린 긴 패스를 헤딩으로 연결했다. 이동국의 머리를 떠난 공은 반대쪽 포스트를 강타하고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동국은 높은 집중력으로 공을 다시 잡아 슈팅을 시도해 골대 안으로 공을 넣었다.
전반 종료 직전 터진 이동국의 득점에 분위기는 다시 전북이 가져갔다. 또한 흔들렸던 왼쪽 측면을 박원재로 이재명으로 교체하며 안정화를 꾀한 것이 힘이 됐다. 힘을 찾은 전북은 거센 공격을 펼쳐 광저우 수비진을 흔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판 판정이 전북의 발목을 잡았다. 전북은 후반 12분 김기희가 아크 정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윌킨슨이 잡아 다시 문전으로 띄운 것을 쇄도하던 정인환이 헤딩으로 골대 안으로 집어 넣었다. 동점골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만 주심 압둘라 알 히랄리는 골은 인정하지 않았다. 득점이 아닌 전북의 파울을 선언하며 전북에 찬물을 끼얹었다.
주심의 판정은 단순히 한 골을 도둑 맞은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전북은 억울한 판정에 동요하는 모습이 보였다. 광저우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광저우는 후반 16분 알레산드로 디아만티의 크로스를 랴오리성이 헤딩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넣었다.
전북은 추가 실점을 한 이후 이재성 대신 카이오, 한교원 대신 레오나르도를 투입하며 지쳐 있던 측면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격적인 축구로 동점골을 넣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46분에는 광저우에 역습을 허용해 엘케손에게 일대일 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남은 시간이 계속 줄어들었지만 전북은 포기하지 않고 더욱 뛰었다. 전북의 꺾이지 않는 의지에 광저우와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됐다. 하지만 전북이 바라던 골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전북은 적지에서 아쉬움이 남는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