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레이너한테는 모든 걸 다 오픈한다. 작은 부상도 다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한다."
LG 우완투수 김선우(37)는 18일 상동구장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롯데전에 선발로 등판, 4이닝 4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3회까지는 호투를 이어갔지만 마지막 이닝인 4회 홈런포 하나를 허용한 것이 옥에 티. 5선발 경쟁 중인 김선우는 첫 등판이었던 NC전에서 4타자만 상대하고 경기가 우천 취소돼 제대로 던질 기회를 얻지도 못했다. 때문에 경기 전 김기태 LG 감독은 "오늘은 김선우 선수가 많이 던지면서 테스트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고, 김선우는 58개를 던지면서 서서히 몸을 끌어 올렸다.
작년 겨울 김선우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두산에서 2년 연속 부진하며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고, 결국 팀을 떠나 바로 옆집인 LG 유니폼을 입었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만큼 그에게는 큰 도전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택한 김선우다.

김선우는 이날 투구에 대해 "오늘 포수가 공격적으로 리드를 잘 해줬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으려고 했고, 집중을 많이 했다.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투구였다"고 평했다.
사실 김선우는 아프지만 않다면 활약이 보장된 선수다. 다행인 점은 고질적으로 통증을 유발했던 무릎이 현재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는 "지금까지 무릎은 아프지 않다. 무릎이 괜찮으니까 (운동을) 좀 더 하게 된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계속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구선수는 아프다는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는데, 베테랑 선수는 더욱 그렇다. 아프다는 말 한 마디가 팀에서 입지를 좁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선우는 "LG에서는 트레이너에게 (작은 부상까지) 다 오픈한다. 작년 12월부터 함께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고 있는데 믿음이 간다. 몸에 대해서는 트레이너에게 모두 맡긴다. 덕분에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고, 생각도 밝아졌다"며 미소지었다.
스태프에 대한 신뢰 덕분에 김선우는 더욱 효과적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공을 계속 던지면서 트레이너와 상의를 한다. 몸 상태가 좋아야만 내가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김선우 생각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2년은 아쉬운 점이 많지만, 김선우는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이미 지난 일이다. 올해 어떻게 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오늘도 그저 마운드에서 열심히만 던졌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김선우는 투구폼에 변화가 있었다. 점차 팔이 내려가서 이제는 스리쿼터 각도에서 팔이 나온다. 여기에 대해 김선우는 "올해는 오히려 팔이 좀 올라갔다"면서 "팔을 1cm 더 올리면 무리가 올 수 있고 부상까지 당할 수 있다. 억지로 각도를 올리기 보다는 현재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선우는 "2년 동안 야구를 잘 못해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 올해는 정말 간절하게 던지고 있다"며 굳은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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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