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류현진(27)이 2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스 백스전을 펼칠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의 환경이 투수 보다는 타자 쪽에 좀 더 유리한 것으로 메이저리그 닷컴이 보도했다.
18일 오전 시드니에 도착한 선수단은 이날 오후 연습을 위해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를 찾았다. 베테랑 내야수 애드리안 곤살레스는 “내야 상태가 다저스타디움과 인조잔디 구장 중간 정도”라며 “땅볼이 나올 경우 매우 타구가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잔디가 고르고 지면도 울퉁불퉁하지는 않지만 “타구에 탑스핀이 걸릴 경우 어느 새 (야수)를 지나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외야 중앙부분은 더욱 딱딱한 상태다. 원래 용도인 크리켓 경기에서 플레이가 많이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 숀 피긴스는 “(프로 풋볼팀)오클랜드 레이더스가 전날 경기를 하고 난 뒤 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외야를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 경기장 내야는 원래 있던 잔디는 그냥 놔두고 각 베이스를 잇는 내외야 경계구간, 홈플레이트, 마운드 주변만 미국에서 가져온 200톤의 흙으로 덮었다.
이런 내외야의 사정은 류현진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 류현진의 지난 시즌 땅볼/ 공중볼 비율은 1.49로 메이저리거 중에서도 땅볼 유도 비율이 높은 투수다. 내야수들이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그만큼 애를 먹게 된다. 새 시즌에는 변수도 생겼다. 2루수 자리에 새얼굴이 들어온다. 작년까지 2루에 많이 섰던 마크 엘리스는 팀을 떠났고 디 고든이 주전으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디 고든은 젊고 빠른 선수이긴 하나 수비능력은 자신의 피지컬에 아직 미치지 못한다. 지난 17일 캑터스리그 시범경기에서도 류현진과 킥오프 플레이를 시도하다 볼이 뒤로 빠져 결국 실점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연출했다.
외야 역시 류현진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다저스는 수비만 놓고 보면 칼 크로퍼드(좌)-맷 캠프(중)-앙드레 이디어(우) 라인이 베스트다. 아직 부상에서 회복중인 캠프로 인해 시즌 초반 포지션은 크로퍼드-이디어-야시엘 푸이그로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크로퍼드가 자녀 출산문제로 호주행을 포기, 스캇 밴 슬라이크가 좌익수를 맡게 된다. 밴 슬라이크는 수비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자연 중견수 이디어의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지난 시즌 이디어가 캠프 대신 중견수로 많이 나서기는 했지만 우익수로 활약할 때 빛이 나는 선수다. 푸이그의 예측할 수 없는 수비가 낯선 구장환경과 만났을 때의 조합도 고려해야 한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 팀 실책 109개로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째로 좋지 않았다. 반면 상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75개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좋은 수비능력을 보였다.
투수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 바로 넓직한 파울지역이다. 원래 타원형의 크리켓 구장에 외야펜스, 백스톱 등을 설치하는 정도의 변형을 했기 때문에 파울지역이 다저스타디움 보다 훨씬 넓다. 선수들은 파울지역이 넓은 것으로 유명한 오클랜드의 홈구장 오클랜드 콜로시움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에대해서도 다저스 매팅리 감독은 “파울 플라이로 편하게 아웃카운트 잡을 수도 있지만 악송구가 나올 경우 많은 점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매팅리 감독도 바람의 방향은 아직 모른다는 전제아래 공격에 더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구장의 첫 인상에 대해 “좀 작게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펜스까지 거리는 좌우 100M, 가운데가 122M로 홈구장 다저스타디움 좌우 101M. 가운데 122M보다 짧지 않다. 그럼에도 이런 인상을 남기는 것은 좌우중간까지 거리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타디움은 좌우중간까지 거리가 117M로 좌우중간이 깊은 편이다. 물론 이번 경기를 위해 외야펜스를 설치할 때 외야펜스가 중간에서 좌우로 가는 동안 한 번씩 꺾어지도록 했지만 커쇼의 눈에 작게 보일만큼 좌우중간 펜스가 다저스타디움과는 다를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은 지난 해 애리조나에 피홈런 2개만 허용했지만 올 해 새로 맞이하는 슬러거 마크 트럼보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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