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로 불혹을 맞은 손민한(39, NC 다이노스)이 감출 수 없는 저력을 과시했다.
손민한은 18일 두산 베어스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손민한의 활약 속에 NC는 두산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8-7로 승리했다. 손민한은 홀드를 챙겼다.
NC는 이날 경기 최대 위기에 손민한을 투입했다. 팀이 8-3으로 앞서다 8-7로 쫓긴 7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손민한은 첫 타자 허경민을 2구째에 투수 땅볼 유도해 병살 처리하고 이닝을 넘겼다. NC에게는 최선의 결과였다.

그렇게 7회를 끝낸 손민한은 8회 역시 실점 없이 넘겼다. 선두 정수빈을 범타 처리한 손민한은 김진형을 우전안타로 내보냈으나 오재원과 박건우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오재원과 9구까지 가며 투구수는 늘어났지만, 아웃카운트 5개를 추가하는 동안 던진 공이 23개로 결코 많은 편은 아니었다. 9회에 마운드를 이어 받은 김진성이 1이닝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경기를 끝내 손민한의 투구는 빛이 바래지 않았다.
이날 손민한이 보여준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대부분 130km대 후반에서 140km대 초반이었으나,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나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더욱 힘을 내며 구속을 다소 끌어올리는 노련한 피칭을 했다. 장점인 제구력을 앞세워 볼넷 없이 정면 승부한 손민한은 두산의 추격세를 저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7회초 동점 위기에서 허경민을 상대로 한 과감한 승부, 자신 앞으로 타구가 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한 노련한 모습은 왜 NC가 손민한을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 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손민한은 팀이 기대했던 부분을 잘 해결해줬다.
시범경기 첫 2경기에서 명성에 걸맞지 않은 활약을 했지만 손민한은 이후 2경기에서 만든 아웃카운트 9개 중 5개를 삼진으로 채웠다. 140km대 중반 이상을 던지지 못하는 선수가 만든 삼진은 철저히 볼배합과 로케이션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2경기 기록은 손민한이 정규시즌을 위한 준비를 상당부분 마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시즌 NC는 김진성에게 마무리 역할을 부여했다. 향후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갈 수도 있는 여지를 남겼지만, NC는 마무리 자리에 1명을 고정했다. 그러면서 선발에서 마무리로 이어줄 6~8회를 책임질 선수들이 필요했는데, 손민한은 큰 위기에서 팀을 구해 그 경쟁에서 강력한 고려대상이 됐다. 불혹의 셋업맨 손민한이 정규시즌에서도 같은 무게의 부담을 견뎌내고 1군 필승조의 한 자리를 유지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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