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올 시즌은 8번 타자로 가나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3.19 06: 34

[OSEN=LA(미국 캘리포니아),박승현 특파원]류현진도 8번 타자?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올 시즌 주전 2루수 도약이 확실시 되는 디 고든을 경우에 따라 9번 타자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고 19일 MLB.COM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매팅리 감독이 잭 크레인키 같은 평균이상의 타격(능력)을 가진 선발 투수가 등판하면 디 고든을 9번에 위치시키는 것에 대해 스태프들과 장단점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매팅리 감독은 그레인키만 거명하긴 했지만 '평균이상의 타격'이라는 조건을 붙였기 때문에 류현진(27) 의 타순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만만치 않은 타격 솜씨로 종종 화제가 되곤했다. 지명타자제도가 있는 한국프로야구에서 7년(2006년 ~ 2012년)간 뛴 선수답지 않게 안타를 만들어 냈고 가장 큰 임무인 보내기번트도 6개를 성공시켰다.   지난 시즌 동안 58타수 12안타로 타율 .207, 볼 넷 1개에 5타점 5득점의 성적을 남겼다.
물론 이 성적은 58타수 19안타로 '3할 타자'(.328)인 그레인키 보다는 떨어진다.  그레인키는 7개의 볼넷을 골랐고 5득점, 4타점을 기록했다. 삼진숫자도 10개로 23개인 류현진에 비해 훨신 적다.
하지만 그레인키는 2013년 실버슬러거상 수상자다. 메이저리그 투수 중에서도 가장 잘 치는 선수니 류현진 보다 나아보이는 것이다. 평균이상의 타격이라는 조건을 대면 류현진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지난 해 류현진과 그레인키가 다저스 로테이션에 합류하기 전 까지 다저스 투수 중 타격지존은 클레이튼 커쇼였다.  2011년 2012년 연속 2할대 타율(.225,.207)을 기록했고 2011년에는 10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1할대(.182)에 머문 지난 해는 투수 중 유일하게 홈런을 날려 체면을 지켰다.
결국 매팅리 감독의 고든 9번 타자 기용 언급은 선발 투수 3인방의 타격능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봐야 한다. 
고든을 9번 타자로 기용하려는 의도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한국야구를 보면 금방 이해된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 경우 9번 타자를 1번 타자 다음으로 빠르고 주루센스가 좋은 선수를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저스는 올 시즌 야시엘 푸이그를 리드오프로 내세울 구상을 갖고 있다. 푸이그가 톱타자로 나설 때 타격도 좋았지만 빠른 발을 장점을 살리려는 의도다.(지난 해 정규시즌과 달리 시범경기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고든이 9번 타자로 서게 되면 효과는 배가된다. 고든이 출루, 투수의 구종을 제한하고 내야를 흔들면 푸이그에게 그만큼 기회가 더 많이 온다.
고든은 이번 시범경기 동안 9번의 도루를 시도해 모조리 성공시키는 능력을 보였다. 지난 해 정규시즌에서는 대주자 등 교체출장으로 38경기에 나서 모두 1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도루 실패는 2개 뿐으로 성공률도 높다. 칼 크로퍼드(15개), 푸이그(11개)에 이어 팀내 3위. 출장기회를 고려하면 올 시즌은 크로퍼드나 푸이그에 비해 훨씬 많은 도루가 기대된다.
물론 고든이 9번으로 나서면 위험도 있다. 9번 보다 8번으로 나서는 투수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7번 타순에 A.J엘리스나 팀 페데로비치 등 포수들이 오게 되는 다저스 사정상 자칫, 7,8번이 '구멍'으로 전락할 위험성도 있다.
시범경기에서도 조차 디 고든을 한 번도 9번 타자로 기용한 적이 없는 매팅리 감독이 과연 모험을 단행할지, 류현진은 새 타순에 잘 적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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