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승환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끝판대장' 오승환(한신)이 일본으로 진출한 후 한국야구는 새로운 파이어볼러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한화 최영환(22)과 넥센 조상우(20)는 강속구를 앞세워 제2의 오승환으로 각광받고 있다. 두 투수는 지난 18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 넥센의 시범경기를 통해 나란히 등판하며 관심을 모았다. 전광판에 140km대 후반, 150km대 초반 강속구가 포수 미트에 펑펑 찍히자 관중들도 탄성을 쏟아냈다.
먼저 등판한 최영환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첫 타자 김지수를 121km 느린 커브로 3루 파울플라이 처리한 최영환은 이성열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148km 낮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백승룡까지 147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끝냈다.

최고 150km 직구(9개)를 중심으로 최저 117km 커브(5개) 그리고 슬라이더·체인지업을 2개씩 섞어던지며 강약조절을 잘했다. 넥센 타자들도 최영환의 완급조절에 쉽게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이로써 최영환은 시범경기 5경기 5⅔이닝 무실점으로 위력을 이어갔다. 피안타와 볼넷은 각각 1개 뿐이다.
그러자 조상우도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경언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시작한 조상우는 송광민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한상훈마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제구 불안을 노출했다. 김민수의 2루 땅볼로 이어진 2사 2·3루 이대수 타석에서 조상우는 152km 직구가 원바운드 폭투로 연결돼 실점하고 말았다. 시범경기 4경기 4이닝 만에 첫 실점.
1이닝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안타 없이 볼넷과 폭투로 실점했다. 총 투구수 23개 중 스트라이크 11개, 볼 12개로 볼이 더 많았다. 최고 153km 직구(18개) 위주로 슬라이더(3개) 체인지업(2개)을 던졌다. 빠른 공으로 과감하게 정면승부했으나 제구가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다면 두 투수 볼을 바로 뒤에서 지켜본 심판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이날 주심을 맡은 박근영 심판위원은 "최영환은 확실히 볼끝이 좋고, 직구에 힘이 느껴지더라. 변화구도 다른 건 몰라도 커브가 괜찮은 것 같았다"며 호평한 뒤 "조상우는 스피드에 비해 볼끝이 아주 좋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153km까지 나온줄은 몰랐다. 제구도 썩 좋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두 투수 모두 빠른 공을 던지지만 아직 볼끝만 놓고 보면 오승환과 비교할 수준은 아닌 듯하다"고 덧붙였다. 팀장을 맡고 있는 나광남 심판위원도 "오승환 볼끝은 (포수 미트에) 찍히는 힘이 보통 투수들과 달랐다. 타자들이 직구인 것을 알고도 못 쳤다. 앞에서 살아오르는 느낌이 다른 투수들과는 달랐다"며 "최영환과 조상우 모두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지만 아직 오승환급은 아니다"고 이야기했다.
오승환의 일본 진출로 한국야구계는 또 다른 새로운 파이어볼러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오승환에 미치지 못하지만 최영환과 조상우의 출현은 야구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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