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선, SUN이 그리는 시나리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19 06: 12

선동렬 감독이 생각하는 KIA 타선의 이상적인 그림은 과연 무엇일까.
선동렬 KIA 감독의 눈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팀 타선 구상 때문이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태다. 시범경기 막판까지 타자들의 컨디션을 확인한 뒤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선 감독도 나름대로 이상적인 그림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 최근 분위기는 그런 선 감독의 이상적 시나리오에 점차 다가가고 있다. 시즌을 앞둔 KIA의 희망적 요소다.
선 감독은 테이블세터 구성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대형의 활약에는 반색하고 있다. FA 자격을 얻어 KIA로 이적한 뒤 절치부심한 이대형은 최근 KIA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다. 18일까지 시범경기 7경기에서 전 경기 출루하며 타율 3할8푼9리, 출루율 5할4푼2리의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유력한 1번 타자감으로 치고 나가는 중이다.

이대형이 이 정도 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개막 리드오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선 감독은 이대형의 경험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선 감독은 “(경쟁자인) 신종길의 경우 지난해 후반기부터 1번 타자를 경험했다. 아무래도 1번 경험은 이대형이 더 많다”라고 했다. 리드오프는 막중한 임무인 만큼 부담감도 그만큼 크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이대형이 그 부담감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정상급 도루 능력도 고려대상이다.
2번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일단 김주찬의 기용 가능성이 높다는 게 팀 내 안팎의 평가다. 1번 타자가 물러났을 경우 또 하나의 리드오프로 활약할 수 있다. 중심타선은 이범호 나지완의 합류가 유력한 가운데 외국인 선수 브렛 필이 변수다. 선 감독은 “필이 1루와 외야를 겸업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좋다”라고 했다. 다만 필은 외국인 선수의 특성상 아직까지 한국무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선 감독은 보험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종길과 김주형이다. 선 감독은 이대형이 1번으로 자리 잡을 경우 신종길의 타순을 일단 6번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필이 부진하거나 중심타선에 변수가 생기면 3번 투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신종길은 지난해 3번 타순에서 타율 3할9리를 쳤다.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해 이 타선이 낯설지도 않다.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선 감독의 시선이 향하는 또 하나의 선수는 김주형이다. 김주형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3할1푼8리의 타율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선 감독은 “지금으로서는 김주형은 뺄 수 없는 카드”라고 말할 정도다. 3루 수비에 있어서는 팀 내에서 가장 낫다는 평가도 덧붙인다. 역시 필을 대신해 중심타선에 들어갈 수 있는 자원이다.
결국 필의 활약에 따라 KIA 타선의 조합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비 능력도 지켜봐야 할 대상이다. 백업 선수들의 내·외야 배분도 필의 수비가 쥐고 있을 공산이 크다. 필이 외야까지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다면 외야 백업은 한 명 정도만 더 있어도 된다. 내야 자원을 엔트리에 더 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외야 백업을 두 명 넣어야 한다. 선 감독이 인내심을 가지고 필을 꾸준하게 시험하는 이유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KIA 타선임은 확실하다. 선 감독의 고민 끝에 내릴 결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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