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7.20’ 어센시오, 예방주사 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19 06: 12

KIA 불펜의 문제점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 그 불펜의 핵심선수라고 할 만한 외국인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31)마저 흔들린다.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시범경기가 정규시즌을 앞둔 예방주사 성격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선동렬 KIA 감독은 요즘 불펜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다. KIA 불펜은 지난해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해 리그 최하위에 처졌다. 리그 유일의 불펜 5점대 자책점이었다. 겨우 내내 팀의 사활을 걸고 보완에 힘썼으나 아직까지는 효과가 도드라지지 않아 고민이 크다. 기대를 걸었던 곽정철 박지훈 유동훈은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어렵고 올해 활용해야 할 나머지 불펜 투수들의 시범경기 성적도 썩 좋지 않은 편이다. 어센시오도 그 중 하나다.
어센시오는 KIA가 준비한 회심의 카드다. 다른 팀들이 ‘선발 2명+타자 1명’으로 외국인 구상을 짤 때 KIA는 과감히 마무리 카드를 뽑아 들었다. 외국인 출전 규정상 경기에 따라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임에도 KIA는 어센시오를 데려왔다. 그만큼 팀 불펜 강화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의미다. 어센시오가 마무리 보직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 전체적인 팀 불펜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도 계산에 있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들쭉날쭉하다. 어센시오는 올해 시범경기 5경기에 나가 1패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 중이다. 3경기에서는 1이닝을 잘 막았다. 그러나 중간중간 난조가 있다. 15일 광주 두산전에서는 1이닝 2피안타 2실점을 했고 18일 광주 SK전에서도 1이닝 동안 2개의 안타와 폭투까지 내주며 역시 2실점했다. 마무리 투수의 덕목은 꾸준함과 안정감인데 아직까지는 그런 든든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센시오는 가진 것이 많은 투수다. 150㎞를 상회하는 직구와 그와 짝을 이루는 체인지업이 장점이다. 그 외에도 포크볼·슬라이더·커브 등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구종들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실험 단계이기도 하다. 직구 위주의 패턴보다는 체인지업 등 변화구들을 집중적으로 실험하는 모습도 보인다. 다만 제구가 문제다. 아직까지는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크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결국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정규시즌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직구 최고 구속에서 보듯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닌 어센시오다. 한국타자들의 습성을 파악하면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다는 기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일종의 예방주사다. 그러나 현재 구위에 머문다면 험난한 마무리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어센시오의 어깨에 KIA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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