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배영수,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3.19 07: 10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다".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3, 삼성)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15일 대구 롯데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배영수는 대구구장으로 향하는 도중 약간의 어지럼증을 느꼈다. '별 일 없겠지', '괜찮겠지' 하며 가볍게 여겼으나 야구장에 도착하자마자 상태가 심해져 인근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18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배영수는 "핸들을 좀 더 오래 잡았더라면 큰 일 날 뻔 했다. 병원에서 이석증이라고 하던데 한 번 걸리니까 괴롭네. 스트레스 받으면 이석증에 시달린다고 하던데 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는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날 배영수는 훈련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사흘 만에 공을 잡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 아직 (정규 시즌 개막전까지) 추스릴 시간이 있으니 다행"이라는 게 배영수의 말이다.
배영수는 9일 KIA와의 시범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이범호에게 선제 솔로 아치를 허용하는 등 4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에 배영수는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작년부터 2사 후 실점하는 경우가 많은 게 아쉽다. 이 때문에 코치님께 많이 혼나기도 한다.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현재로선 '좋다' 혹은 '나쁘다' 평가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올 시즌 어느 만큼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냐가 관건이다. 선발 투수로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이기는 게 목표이자 의무"라고 덧붙였다. "자신감을 갖고 씩씩하게 던지는 게 중요하다"는 배영수는 "마운드 위에서 생각이 많아지니 나 스스로 휘말리게 되는데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배영수는 다음주 자체 평가전에서 최종 리허설을 가질 예정. "늘 말하지만 나는 찬밥 더운 밥을 가릴 입장이 아니다. 한 시즌을 어떻게 꾸려 나갈지 생각해야 한다. 전훈 캠프 때 부상없이 잘 해왔다. 그리고 최근 들어 많이 피곤했는데 우연찮게 이석증 때문에 사흘간 쉰 뒤 컨디션이 좋아졌다. 시즌 전에 (이석증에 걸려) 천만다행이다". 배영수는 위기를 기회로 여겼다.
배영수는 지난해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김현수와 오재원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 때문에 '개만두'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얻기도. "선발 투수라면 누구나 개막전 선발 등판을 원한다. 이는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부분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설욕하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
어느덧 프로 15년차 선수가 된 배영수.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준비도 준비지만 베테랑일수록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마운드 위에 오르면 누구보다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하는데 최근 들어 생각이 많아졌다. 올 시즌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이기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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