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타선에도 약점은 있다.
올해 넥센은 프로야구 9개팀 중 최강 타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년 연속 MVP 박병호를 중심으로 이택근·강정호·김민성·이성열·윤석민 등 일발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라인업에 즐비하다. 서건창처럼 발빠른 선수도 있고, 시범경기 스타로 떠오른 '제2의 박재홍' 강지광도 있다.
시범경기에서도 넥센은 무서운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팀 타율은 2할5푼3리로 5위이지만 홈런이 11개로 9개팀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다. 아직 4번타자 박병호의 한 방이 터지지 않았지만 여러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대포를 뿜어내고 있다. 경기당 평균 5.0득점으로 KIA(5.7점)에 이어 2위.

명실상부한 최강 타선으로 주목받고 있는 넥센이지만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팀 야수진은 거의 만들어진 과정"이라고 말하면서도 '최강 타선'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손사래쳤다. 아직 완벽한 최강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뜻이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팀에는 파워히터가 많고, 좋은 투수들에게 아직 약하다. 그런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상대도 인정하고, 팬들도 인정할 수 있는 진짜 강타선이 될 수 있다"며 "캠프 때부터 선수들에게 강조한 부분이다. 상황에 따라 자기희생하며 작전을 하는 부분도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다.
염 감독 말대로 넥센에는 상대적으로 장타자 많다. 그래서 외국인 타자도 거포 스타일과 거리가 먼 비니 로티노를 뽑았다. 염 감독은 "각자 타순에 맞는 타격을 하는 게 최고"라고 했다. 단순히 홈런타자만 많다고 해서 득점이 많이 나는 게 아니라 상하위 타선의 조화와 세밀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염 감독은 "홈런 타자라고 해서 계속 홈런만 칠 수 있는게 아니다. 1년에 홈런 몇 개 안 맞는 투수에게 홈런만 노린다면 이길 수 없다"며 "우리가 작년에 1~2선발들과 많이 붙었는데 약했다. 시범경기에서도 KIA 양현종에게 4이닝 노히트를 당했다"는 점을 상기했다. 에이스를 만나면 고전하는 건 어느 팀들이나 마찬가지만 넥센의 경우 더욱 깊게 빠지는 경향이 있었다. 홈런과 장타가 주는 양면성이다.
그래서 염 감독은 "야구는 확률 게임이다. 스타일을 바꾸기보다 그 상황에 맞게 조금 더 집중해서 스윙하면 확률이 높아진다"며 "팀 타격에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10타수 1안타를 10타수 2안타 아니면 볼넷으로라도 확률을 높여야 패를 무승부로, 무승부를 승리로 만들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채워야 진짜 강타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강 타선이라는 평가에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넥센 타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waw@osen.co.kr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