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역발상, “컨디션 주기, 생각 바꿔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19 07: 16

흔히 선수들은 컨디션에 주기가 있다고 말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만수 SK 감독은 이런 생각에 대한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굳이 나쁜 시나리오를 미리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SK는 전지훈련부터 전체적인 선수단의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예년에 비해 좋은 몸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4강 탈락으로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경쟁도 전력을 살찌운다. 투수도, 야수도 개막 엔트리를 향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선수들의 눈빛 자체가 다르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다만 우려의 시각도 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빨리 올라온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다. 보통 야구계에서는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정점에 맞춰놓는 것이 가장 좋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만큼 주요 선수들의 그 타이밍을 엇갈리게 할 필요가 있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런 말이 맞다면 대다수 선수들이 전반적인 오르막을 타고 있는 SK는 내리막도 같이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런 생각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이 감독은 “좋으면 그냥 그 상태대로 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떨어질 것을 미리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선수들의 가슴 한켠에는 ‘내리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게 되고 심리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이 감독의 지론이다.
현역 시절 경험도 꺼냈다. 이 감독은 몸 상태 주기에 대해 어차피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범주라고 본다. 이 감독은 “나도 프로생활을 16년 했는데 내 마음대로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말하면서 “어차피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면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 감독은 “페이스가 떨어지면 선수들이 불안해하게 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어차피 상대적인 것”이라고 덧붙이며 역발상을 강조했다.
컨디션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뜻대로 모두 되는 일도 아니다. 그렇다면 마음이라도 편하게 먹을 필요가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강조하는 이 감독의 성향을 여기서 읽을 수 있다. SK 선수들이 불안감을 지우고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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