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밀회’ 김희애·유아인, 숨소리·표정 하나 놓칠 수 없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3.19 08: 36

드라마에서 인물의 숨소리, 표정 하나쯤 지나갈 수 있지만 ‘밀회’의 김희애와 유아인이 내뱉는 숨, 표정 하나 놓칠 수 없다. 놓치는 순간 다시보기를 해야 할 정도로 중요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2회분에서는 혜원(김희애 분)과 선재(유아인 분)가 함께 격정적으로 듀엣 연주를 펼치는 내용이 그려졌다.
전날 음악제를 앞두고 조율을 마친 피아노를 건드렸다가 도망친 선재가 우연히 혜원의 남편 준형(박혁권 분)과 만났고 준형의 부탁으로 선재의 연주실력을 혜원이 감정하게 됐다.

혜원은 선재에게 음악제 전에 연주했던 곡을 쳐보라고 했고 선재는 한참을 망설였다. 어른 앞에서 긴장한 모습은 꽤 귀여웠다. 피아노 건반을 바라보는 선재의 눈빛을 떨렸고 눈꺼풀은 빠르게 움직였다. 들여 마시는 숨은 고르지 못했다.
혜원의 재촉에 선재는 피아노에 손을 얹고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판타지아(Schubert Fantasy in F minor D.940)’를 쳤다. 그리고 혜원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선재는 금방 연주에 빠졌고 얼굴의 모든 근육을 사용하며 감정을 표현했다. 눈썹의 움직임, 미간의 찌푸림, 강하게 연주할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입을 앙다물었다. 유아인은 그런 선재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표현해냈다. 혜원도 시청자들도 숨을 죽이고 그의 연주, 표정, 숨소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선재를 바라보는 혜원의 표정도 시시각각 변했다. 선재가 연주를 시작하자 혜원은 흥미를 느꼈고 방을 나가려고 했던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선재가 연주를 멈추고 “어제 여기까지 쳤다”고 말했고 혜원은 “그렇게 마음대로 치냐”고 다그쳤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흥분된 감정이 녹아 있었다.
이어서 선재가 피아노를 치는 걸 듣는 혜원은 기가 막힌 듯 웃기도 하고 벅찬 감정에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렇게 웃고 울고 선재의 피아노 연주에 혜원의 감정이 요동쳤다. 김희애는 혜원의 감정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표현, 감탄이 절로 나왔다. 김희애이기에 가능한 우아하고 섬세한 감정표현이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듀엣 연주를 할 때는 감정이 최고조로 달했다. 혜원은 선재의 요청으로 함께 연주하면서 완벽한 하나가 된 듯 황홀해서 미칠 지경의 표정이었다. 피아노 연주를 마치고 두 사람이 거칠게 숨을 뱉어내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다.
연주 후 혜원이 만족스러워하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모습, 선재가 혜원의 특급칭찬을 받고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혜원과의 연주를 회상하며 옅게 미소 짓는 모습은 시청자들도 설레게 했다.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을 단번에 몰입시킨 유아인과 김희애. 시청자들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강하게 건드린 데는 두 배우의 촘촘한 감정표현과 섬세한 연기가 있었다. ‘밀회’에서 유아인, 김희애의 표정과 숨소리는 수사극에서 사건을 해결하는데 키가 되는 단서 같은 것이었다.
kangsj@osen.co.kr
JTBC ‘밀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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