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팀들 부상·혈전에 미소 짓는 LG·모비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19 09: 05

“6강에서 이렇게 치열하게 싸워서 4강에 가면 뭐합니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가 장기화됐다. 인천 전자랜드는 1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부산 KT를 72-66으로 물리치고 시리즈를 5차전으로 돌렸다. SK와 오리온스도 혈전이다. 19일 4차전에서 오리온스가 이기면 5차전에 돌입한다. 팬들은 오랜만에 나온 명승부에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전자랜드와 KT의 시리즈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두 팀 모두 조성민과 리카르도 포웰을 제외하면 뛰어난 선수가 없다. 팀플레이에 모든 것을 거는 컬러가 비슷하다. 이렇다 보니 있는 선수들을 총동원하는 체력전 양상이 되고 있다. 몸싸움도 매우 거칠다. 부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다보니 아무래도 선수들이 젊고, 층이 깊은 팀이 유리하게 돼있다. 시리즈가 장기화될수록 자칫 경기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차전에서 패한 뒤 전창진 감독은 “오늘 이겼어야 4강에 대비하는데 이래서는 5차전에 이겨도 걱정”이라고 했다.
6강팀들이 5차전까지 싸우고 하루 쉬고 다시 한 수 위 4강팀의 안방에서 붙는 일정은 무리다. KT의 경우 19일 인천으로 이동해 20일 경기를 치르고, 이길 경우 21일 창원으로 내려와 다음날 LG와 한다. 이동거리만 해도 장난이 아니다. KBL은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채 편의주의로 스케줄을 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모비스도 미소를 짓고 있다. 오리온스는 김동욱(무릎 부상)과 한호빈(아킬레스건 부상)이 4강 플레이오프에도 나설 수 없는 상황. SK 역시 변기훈의 발목상태가 좋지 않다. 6강팀들은 핵심선수 부상으로 전력에 차질을 빚고 있고, 체력까지 떨어졌다. 4강 시리즈는 모비스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에 비해 훨씬 치열하다. 부상자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KBL이 너무 타이트한 일정을 짜서 각 팀이 충분히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은 점은 아쉽다. 부상은 체력이 떨어질 때 나오기 마련이다. 부상 선수가 많아지면 경기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역대 17번의 플레이오프에서 6강부터 치러 우승한 팀은 2003년의 삼보, 2009년과 2011년의 KCC뿐이다. 그만큼 4강에 직행한 팀들은 큰 이득을 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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