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의 컴백 기자간담회에 이렇게 깔깔거리는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어렵다.
유독 멤버간 스스럼 없는 모습이 인상적인 포미닛 얘기다. 포미닛은 최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큐브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앨범 참여 비중을 훌쩍 높인 뿌듯함, 또 하나의 대표곡을 만들겠다는 욕심, 너무나 어려운 연애 문제에 대해 깔깔거리며 털어놨다.
멤버들은 "음원차트에 신경쓰면서 수시로 신곡 '오늘 뭐해?'를 듣는다"며 "음원 순위가 떨어지면 심장이 툭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코믹한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다.
가윤 : 우리의 평소 성격이 많이 나왔다. '살만찌고'를 녹음하면서 이 곡을 미리 들었는데, 화려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모았다.
지윤 : 가윤이가 이번에 의상도 그렇고, 재킷 시안도 그렇고 많이 참여했다. 컴퓨터를 잘 할 줄 모르면서 피티도 했다.(웃음) 비주얼 디렉팅을 도맡다시피 했는데, 손색 없이 나와서 뿌듯했다.
가윤 : 아무래도 잘 안나오면 내 탓이 되는 거니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긴 했다. 하지만 나는 멤버들에 대해 잘 알고, 그동안 작업을 해본 적도 있어서 자신감이 있었다. 투윤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인데, 투윤 앨범과 이번 앨범이 제일 예쁜 것 같다. 으하하.
- 여전사 이미지에서 확 바뀌었다. 그동안 여전사 이미지가 답답했나?
지현 : 아니다. 그 모습이 좋긴 했는데, 다만 대중과 가깝다는 느낌은 많지 않았다. 이번엔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아 좋다.
지윤 : 우리 색깔은 한정이 없는 것 같다. 뭘 해도 포미닛의 색깔로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가윤 : 정말 많은 색깔을 해봤다. '핫이슈'는 발랄했고, '거울아거울아'는 논란도 있었지만 섹시도 해봤고, '볼륨업'때는 치마를 날리며 여신도 해봤고.
현아 : 여신이었어?
가윤 : 그냥 우리 생각에!(웃음)

- 현아의 섹시함이 두드러질 때가 있다. 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지윤 : 얘는 이렇고, 쟤는 이렇고, 그게 포미닛의 장점이다. 누구는 섹시하고 누구는 청순하고 누구는 귀여운데, 아무래도 대중의 반응은 섹시가 제일 빠른 것 같다. 현아는 또 워낙 끼가 많아서.
현아 : 우리 자랑하고 있는 거 같다.(웃음)
지현 : 이번엔, 걸그룹 치고는 유머코드를 많이 한 셈인데 그게 이슈가 덜 돼 좀 아쉽긴 하다.
- 이번 앨범엔 유닛곡도 꽤 들어갔다.
현아 : 다섯명의 색깔을 따로 보여드릴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엔 원하는 음악에 원하는 색깔을 낼 수 있었다. 유닛곡은 컴백 무대서도 선보일 거다. 곡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각 멤버들이 장점을 발휘하려 노력했다. 아이디어 뱅크씨가 부연하겠다.
소현 : 내 자랑 좀 하겠다.(웃음) 가윤 언니가 의상 등에 참여했다면, 나는 수작업 아트에 참여했다. 손글씨로 다 그리고 만들고 꾸몄다. 언니들의 아이디어를 모아서 직접 꾸몄는데, 새로운 재능을 찾은 것 같아 좋다.
- 멤버들 모두 의욕이 넘쳐 보인다.
현아 : 장난 아니다. 컴백을 앞두고 미국 SXSW 참여를 위해 건너가있는데, 두시간 자고 일어나보면 카톡이 70개 와있는 거다.
지윤 : 시차가 큰데 꼬박꼬박 답해서 놀랐다.
- 이번에 선보인 유닛도 활동을 계속하나.
지현 : 생각보다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현아 : 일단 한다고 말하자.
지현 : 선기사, 후앨범이다.(웃음)

- 유독이 팀웍이 좋아보인다.
현아 : 잘못 보신거다. 하하. (일동 웃음)
소현 : 우리가 모두 남자 형제가 있더라. 그래서 여성스러움도 별로 없다. 서운한 것도 다 얘기하는 편이다. 또 연예인 친구도 별로 없다. 그래서 부를 사람이 멤버들밖에 없다.
지윤 : 대화를 너무 많이 해서 문제다. 졸면서도 얘기한다.
가윤 : 다른 그룹은 활동때 열심히 하고 자유시간엔 따로 시간도 보낸다는데, 우리는 자유시간에도 같이 있다. 술먹으면서 '나 그때 상처받았어!' 이런 얘기도 자주 한다.
- 주로 어떻게 싸우나.
지윤 : 말 싸움 정도는 한다. 머리채는 아직 잡아본 적 없다.
현아 : 싸우려면 준비를 해야 하지 않나.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이길 것인가! 그런데 다들 눈치가 빠르다. 나도 내가 잘못했다 싶으면 곧바로 '언니 미안해~' 그런다. 내가 나를 막 때리고.(웃음) 그리고 서로를 너무나 잘 안다. 싸울 힘 있으면 다같이 맛있는 걸 먹는 게 더 좋다.
- 최근에 한 싸움 하나만 알려달라.
가윤 : 진짜 별로 없다. 주위에서 이간질을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잘 안통한다.(웃음)
현아 : 이간질 들어오면 바로 당사자한테 '이것 봐. 맞아?' 그런다.(웃음) 그래서 우리한테 말을 안해준다.
가윤 : 단체 카톡방에 모조리 공유한다. 그런데 요즘엔 우리끼리 바로 얘기하는 걸 아니까 정보도 안들어온다. 그래서 주로 맛가윤 선생께서 맛집을 소개하신다.(웃음)
현아 : 특히 최근은 주로 연습실 바닥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피자 하나 시켜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연습 열심히 하고. 바로 옆에 큐브 사무실로 쪼르르 가서 앨범 사진 셀렉하고. 이 근처서 주로 논다.

- 벌써 6년차다. 위기는 없었나.
현아 : 많았다.(웃음)
소현 : 앨범이 위기다. 잘되고 안되고냐에 따라서.
- 이번엔 특히 쟁쟁한 걸그룹과 비슷한 시기에 나오게 됐다.
현아 : 우린 늘 매년 4월에 새 앨범이 나온다. 그리고 이효리 선배님, 조용필 선배님 등과 만나서 시기는 늘 안좋았다. 그래서 그냥 나왔다.(웃음) 큐브에 식구들이 많아져서, 우리가 밀리면 뒤에 계신 지나 언니가 힘들어지신다.(웃음)
소현 : 영화보면, 남자들의 세계라면서 막 나오지 않나. 요즘은 걸그룹 대전 얘기가 많아서 좋다.
일동 : 오~ 준비한 멘트 같다.
- 그럼 데뷔 6년차로서, 어떤 점이 성장한 것 같나.
소현 : 우리 의견에 회사에 조금씩 먹힌다. 하하하. (일동 웃음)
- '오늘 뭐해?'는 '이름이 뭐예요?'와 연타석 홈런을 너무 대놓고 노린 건 아닌가.(웃음)
가윤 : 맞다.(웃음) 용감한 형제 오빠가 원래 '이름이 뭐예요'를 남자 솔로 주려고 했는데, 우리한테 주신 거다. 그런데 그게 우리한테 잘 맞는 것 같다. 생활 언어를 이용하는 거나, 당당한 여자 이미지나.

- 많이들 예뻐졌는데 연애는 안하나.
지현 : 우리도 여자 사람이니까, 연애에 한창 호기심은 많다.
소현 : 팬들마저도 제발 좀 누구 만나라고 한다.
- 소현씨는 '마녀사냥'을 그렇게 열심히 본다던데.
소현 : 나한테는 신세계였다.(웃음)
지현 : 방송에서 보고 잘 모르는 건 우리한테 묻는다.
현아 : 너무 큰소리로 묻는다. 안무팀 언니, 오빠들도 있는데 해맑게 물어서 다들 시선을 피할 때도 있다.(웃음)
가윤 : 얘는 남친 생기면 '마녀사냥' 1회부터 모든 스킬을 쓸 것 같다.
현아 : 결혼 할 거 아니면 뽀뽀는 안돼~ 그럴 것 같아.
소현 : 뽀뽀는 해야겠지.
일동 : 아~ 귀여워.(웃음)

- '오늘 뭐해?' 반응은 만족하나.
가윤 : 첫날 좋았다. 옛날에는 포미닛 하면 한창 '핫이슈'였는데, 지난해 '이름이 뭐예요?'로 바뀌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오늘 뭐해?'도 추가되는 거다.
- 음원차트는 자주 보나.
현아 : 하루에 한번씩 꼬박꼬박 스트리밍한다.(웃음)
소현 : 신경은 안쓴다. 그런데 스트리밍은 한다.(웃음)
지현 : 한시간마다 보게 되는 거 같다. 그때마다 멤버들 표정이 달라진다.
지윤 : 순위가 떨어지면 심장이 떨어지는 거 같다.(웃음)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나.
현아 : 우리를 친근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많이 다가가고 싶다. 그리고 사진도 예쁜 걸로 써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쇼케이스 사진이 너무 웃겨서 상처받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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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