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우 "골든글러브 시상식, 가보고 싶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3.20 08: 10

조용한 강자 롯데 자이언츠 좌완 이명우(32)는 올 시즌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2년 연속 최다출장 기록을 넘어 올해는 80경기까지 나간다는 각오다.
좌완 불펜투수로 때로는 좌타자 한 명만 상대하고, 또 어떨 때는 3이닝 가까이 던지며 롯데 뒷문을 지킨다. 2012년 74경기에 출전, 10홀드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한 이명우는 2013년에도 74경기에 나서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3.07로 시즌을 마쳤다.
이명우와 같은 좌완 불펜투수는 매 경기 출전한다는 각오로 불펜에서 대기해야 한다. 실제로 마운드에 오른 경기는 74경기였지만, 최고 100경기 이상은 불펜에서 어깨를 데우며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했다. 야수의 전 경기 출장기록은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만, 투수의 최다경기 등판은 쉽게 잊혀 진다.

19일 상동구장에서 만난 이명우는 "올해는 80경기까지 나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2년 연속 최다경기에 출전한 이명우지만, 올해도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명우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 이제 더 다칠 곳도 없어서 안 아픈 것 같다"며 미소 짓는다.
이미 이명우는 왼쪽 팔꿈치에 3번 칼을 댔다. 고교시절 뼛조각 제거수술이 잘못돼 같은 부위에 수술을 두 번이나 했고, 2010년에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2011년 복귀한 뒤에는 아예 불펜투수로 전향,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원포인트 투수로 거듭났다.
특히 이명우처럼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주전 야수와 다를 바가 없다. 작년 출전경기는 74경기였지만, 제대로 쉰 날은 많지가 않다. 이명우는 "128경기 중 쉰 날은 많지 않았다. 2~3일 연속으로 던져 코치님이 '오늘은 쉬어라'라고 말씀한 날이나, 내가 몸이 안 좋아서 쉬겠다고 한 날은 빼면 매일 공을 던졌다. 공을 안 던진 날이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운드에서 주역 보다는 조연에 가까운 불펜투수는 무대 전면에 나서는 일이 많지 않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등판, 위기를 틀어막아도 스포트라이트는 타자나 혹은 선발투수에 집중된다. 작년 이명우는 홀드 20개로 이 부문 4위에 올랐지만 이를 알아주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항상 자신이 맡은 임무만 묵묵하게 소화하던 이명우는 올해 작은 욕심이 생겼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나가보는 것이다. 타이틀을 하나 차지하면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데, 작년에는 27홀드를 기록한 한현희가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명우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한 번은 가보고 싶다. 상을 받고 못 받고를 떠나서 말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이명우가 자신이 세운 목표처럼 80경기에 출전한다면 홀드왕 타이틀은 얼마든지 노릴 만하다. 이명우가 올해 12월 연말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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