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하게 스윙을 했다가 다음번에 만나면 바로 홈런도 치는 선수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 쉐인 유먼(35)이 꼽은 한국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는 누구일까. 바로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박석민(29)이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타격을 자랑하는 내야수 가운데 한 명인 박석민은 매년 3할 타율과 20홈런, 80타점을 기대할 만한 선수다. 게다가 선구안도 좋아 높은 출루율까지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하필 유먼은 천적으로 박석민일까.
19일 상동구장에서 만난 유먼은 "그가 기이해서(weird)"라고 말한다. 유먼은 "박석민은 앞 타석에서 기이한 스윙을 하다가도 곧바로 다음 타석에서 홈런을 치는 선수"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미 박석민은 널리 이름을 알리고 있다. 선수 본인은 "일부러 하는 게 아니다.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나오는 장면일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박석민의 이러한 모습은 이미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스윙 준비동작에서 허리를 뒤로 구부리다 벨트가 풀어지기도 하고, 헛스윙 후 관성에 몸을 맡겨 몸을 빙그르르 돌기도 한다. 이렇게 몸을 돌리는 동작을 팬들은 '트리플 악셀'이라고까지 부른다.
헛스윙을 할 때는 그 동작에 웃음을 짓지만, 투수들에게 박석민은 무서운 타자다.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한 2008년 이후 6년 가운데 4번 3할 타율을 넘겼고, 언제든 홈런 20개를 넘길 수 있다. 삼성의 통합 3연패 주역 가운데 한 명인 박석민의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히려 박석민의 재미난 모습이 상대 투수들로 하여금 경계심을 늦추게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유먼은 "그런 모습에 속아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 올해는 더욱 낮게 던지면서 상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유먼은 박석민을 상대로 피안타율 4할6푼7리(15타수 7안타), 홈런 2방을 맞았다. 정말 박석민의 기묘한 타격 습관 때문인지 몰라도, 박석민은 유먼에게 약했다. 올해는 유먼이 박석민에게 설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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