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토종 에이스 노경은(30)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시작으로 정규시즌 준비 막바지에 돌입했다.
노경은은 지난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탈삼진 4볼넷 3실점했다. 1회와 2회에 부진해 3점을 내줬지만, 3회 만루 위기를 벗어난 이후 안정을 되찾은 노경은은 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내려왔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성적은 3실점이지만, 1실점이 될 수도 있었다. 2회말 1사 1루에서 나온 김태우의 유격수 땅볼 때 충분히 병살 연결이 가능했지만, 두산 내야진은 병살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리고 이후 박민우의 볼넷과 김종호의 2타점 2루타가 나오며 노경은은 3점째 실점했다.

시범경기라는 특성을 감안해 여러 구종을 시험하며 던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실망할 필요가 없다. 노경은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빠른 볼의 밸런스는 괜찮았는데 슬라이더와 포크볼이 좋지 못해서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시즌 중에는 안 좋은 공을 버리고 가지만,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안 좋은 공을 더 많이 던져봤다. 커브는 괜찮은 편이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말대로 노경은은 변화구 중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비중을 높였다. 91개의 투구 중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절반에 가까운 45개를 던진 노경은은 나머지 절반을 변화구로 가져갔다. 그 중 커브는 9개였고, 슬라이더와 포크볼이 각각 18개, 19개였다. 지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선발진에 자리를 잡은 만큼 시범경기에서의 좋은 성적보다는 정규시즌을 위한 준비에 중점을 둔 결과다.
노경은은 시범경기 처음이자 마지막 등판이었던 이날 경기를 끝으로 시범경기에서는 더 던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경은은 시범경기 종료 이후 남은 기간 동안 팀이 가질 연습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컨디션을 조율할 전망이다.
올해 목표는 늘 그렇듯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받고 있지 않냐는 말에 노경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더 잘 하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서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똑같이 하려고 한다. 마무리 투수로 올라갔다고 생각하고 한 이닝을 막는다는 각오로 매 이닝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역시 같은 각오였던 노경은은 큰 성과를 거뒀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가운데서도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4를 올린 노경은은 180⅓이닝으로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이는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팀 내 최다였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제 노경은을 바라보는 주위의 기대치는 올해 역시 토종 에이스 역할이다. 시범경기임에도 최고 구속 151km를 찍을 만큼 일찍 페이스를 올린 노경은의 활약 여부에 두산의 이번 시즌 운명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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