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선발 제외, 합리적인 볼티모어의 선택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3.20 07: 10

5선발 경쟁에서는 사실상 멀어졌다. 이제 두 가지 길이 남았다.
윤석민(28)의 볼티모어 오리올스 선발진 진입이 당장은 어려워졌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크리스 틸먼, 우발도 히메네스에 이은 3~5선발로 천웨인, 미겔 곤살레스, 버드 노리스를 예상하고 있다. 5선발 경쟁에서 승리할 선수로 대부분의 언론이 노리스를 찍은 상황이다.
이는 예상됐던 결과다. 어떠한 감독이라도 시즌 초부터 윤석민을 로테이션에 포함시키기는 쉽지 않다. 4선발까지 꾸려진 상황에서 5선발 후보 중에서도 노리스가 가장 앞섰다. 노리스는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건너와 두 팀에서 도합 10승 12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했다. 휴스턴에서는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까지 했을 정도로 검증된 투수인데, 이런 투수 대신 루키인 윤석민을 선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경쟁자와의 비교로만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 윤석민의 상태를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선발진 제외가 합리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비교적 늦은 시기에 계약한 윤석민은 비자 문제로 인해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이 되어서야 첫 실전 등판을 가졌다. 16일 경기에서도 1이닝 투구가 전부였고, 선발로 던질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구태여 시행착오를 겪을 선택을 할 필요는 없었다.
이제 볼티모어의 윤석민 활용법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불펜으로 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트리플 A에서 선발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마무리를 맡은 경험이 있고, 16일 경기에서도 선발이 아니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볼티모어도 윤석민이 짧은 이닝을 던질 경우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을 때 불펜에 둘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트리플 A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넣어 체계적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선발진에 결원이 생겼을 때 윤석민을 콜업해서 쓸 수 있다. 마이너에서 선발로 던지더라도 팀 상황에 따라 빅리그에서는 차후 불펜에서 던질 수 있다. 이 또한 볼티모어의 선택에 달려 있다.
앞으로 어떻게 윤석민을 쓸지는 벅 쇼월터 감독의 지혜가 발휘되어야 할 부분이지만, 우선 윤석민을 빅리그 5인 로테이션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볼티모어가 조급증 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윤석민 또한 차분히 준비할 시간을 갖게 됐다. 만약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다면 투구수를 끌어올리지 않더라도 당장 마운드에 오를 채비는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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