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기회를 줄 생각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윤석민(28)이 시범경기 호투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로 내려갔다. 윤석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시범경기에 구원등판, 2이닝 1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경기후 트리플A 노포크행이 공식 발표됐다.
메이저리그 공식경기 데뷔전이었던 지난 16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홈런 한 방을 맞았을 뿐 투구수 24개로 2이닝을 소화하는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3.00으로 순조롭게 적응하는 과정이지만 결국 트리플A행이 결정됐다.

이에 대해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석민이 선발로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과 이닝을 던지는 게 필요하다. 타자들을 많이 상대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우리는 언젠가 윤석민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다"고 향후 빅리그 콜업 가능성을 밝혔다.
시범경기에서 호투로 쇼월터 감독에게 강한 인상 남겼지만 선발로 시즌 개막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쇼월터 감독은 윤석민을 선발 자원으로 판단한듯 그에게 트리플A에서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빅리그 선발진에 구멍 나면 윤석민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이다.
윤석민 역시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기대한 소식은 아니지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 준비는 거기까지였다. 비자 문제로 인해 충분한 이닝을 던질 수 없었다"고 트리플A행을 받아들였다. 본인 스스로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었고, 트리플A에서 확실히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윤석민의 말대로 계약이 늦어지고, 취업비자 문제로 시범경기 데뷔가 미뤄지는 바람에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다. 최고 구속도 91마일로 150km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앞세운 공격적인 피칭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구속만 끌어올리면 더 위력적인 피칭이 가능하다는 기대.
비록 메이저리그 직행 데뷔는 좌절됐지만 시범경기 호투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희망적이다. 트리플A에서 충분히 몸을 잘 만들면 윤석민에게도 메이저리그 선발의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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