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손현주-장현성이라는 커다란 선배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 5회에서는 대통령 이동휘(손현주 분)의 진짜 비밀과 함께 어쩔 수 없이 경호실장 함봉수(장현성 분)을 향해 총구를 들이밀어야했던 한태경(박유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한태경은 대통령을 살리기 위해 뛰었고, 더러운 비밀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스승으로 여기던 경호실장 함봉수를 향해 망설임없이 총을 쐈다. 이후 밀려오는 슬픔과 더러운 현실에 눈물도 흘렸다. 그야말로 한태경은 1시간 여의 러닝타임동안 많은 일을 해냈다.

박유천이 이 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란 쉽지 않다. 그는 '쓰리데이즈'의 주인공이지만 주인공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우들에 둘러싸여있다. 장현성은 그러한 이들 중 하나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의 장현성은 시청자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씬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뿐 아니라 박유천 앞에는 손현주라는 거대한 벽까지 존재한다. 그는 비밀을 간직한, 온전히 선도 그렇다고 악도 아닌 대통령 이동휘였다.
그런 가운데 박유천은 드라마 초반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5회 방송분에서 박유천은 이러한 설움을 모두 떨쳤다. 액션부터 눈물 연기까지 한 회 만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
그는 다소 힘이 들어간 듯한 초반 연기와는 다르게 한태경이라는 인물에 녹아들었다. 대통령 암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겪어야만 했던 스승의 죽음 그리고 아버지와 대통령의 비밀 등이 한꺼번에 정체를 드러냈음에도 박유천은 큰 어려움 없이 이야기를 이끌었다.
특히 박유천의 연기는 손현주-장현성 두 사람과의 장면에서도 그 빛을 잃지 않았다. 이동휘를 죽이려는 함봉수, 그런 함봉수를 향해 총구를 겨눈 한태경까지. 긴장감 가득한 세 배우의 연기 대결에서도 박유천은 제 몫을 했다.
16부작으로 기획된 '쓰리데이즈'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박유천이 '쓰리데이즈'의 마지막까지 지금의 존재감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날 방송된 '쓰리데이즈'는 12.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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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데이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