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성역없는 디스..'라스' MC 어때요?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3.20 09: 48

이렇게 ‘라디오스타’에 어울리는 게스트가 또 있을까. 영화평론가 허지웅이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 특유의 날카로운 매력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허지웅은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라디오스타’에 전직 프로게이머 홍진호, 래퍼 사이먼디, 블락비 지코와 함께 ‘내 위주로 해 주세요’ 특집에 출연해 거침없는 발언들로 MC들을 당황하게 했다. 특히 그와 함께 종편 채널에서 함께 방송을 하는 MC 김구라는 여러 번 멋쩍은 웃음을 터뜨려 허지웅의 입담을 실감나게 만들었다.
이날 허지웅은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첫 출연임에도 과장되거나 긴장하는 모습 없이 여느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그만의 스타일을 고수했다. 그는 처음 소개를 할 때부터 자신의 이전 독설에 대해 해명해야 했다. 블락비 지코의 이름의 의미를 "지디 코스프레"라 말했던 것에 대해 "미안하다. 몰랐다"라고 사과한 것. 실제 지코 이름의 의미는 일본 유학 당시 친구들이 붙여준 일본식 별명이었다.

사실 '내 위주로 해 주세요' 특집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전 여자친구 레이디 제인과의 관계, 힙합 디스전의 전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쌈디였다. 그러나 허지웅은 쌈디 위주로 흘러갈 뻔한 방송에서 불쑥불쑥 던지는 양념같은 말들로 큰 웃음을 줬다. 무엇보다 MC 김구라의 모습에 대해 허를 찌르는 말들로 폭로전을 펼쳐 재미를 끌어냈다. 게스트들에 대한 독설로 웃음을 주는 '라디오스타' MC들에게 역공을 펼친 셈.
그는 "'라디오스타'의 1회때부터 팬이다. 아쉬울 때는 전과 같지 않을 때다. 오늘은 조금 괜찮은 것 같다"라며  "예전의 '라디오스타'는 시스템으로 돌아갔다. 누가 앉아 있든 상관없었다. 그런데 김구라, 윤종신의 컨디션에 따라 격차가 심하다"라고 프로그램을 분석했다.
이어 김구라에 대해 "복귀 후에 '라디오스타'에서 한 말 중에 화제가 된 건 남의 피규어 박살낸 거 하나다"라고 일갈해 게스트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를 듣던 윤종신은 "여기가 무슨 썰전이야?"라고 반문해 다시 한번 웃음을 줬다.
허지웅의 김구라 폭로는 이어졌다. 그는 "김구라 형이 강용석 변호사를 너무 챙겨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강용석 변호사는 입이 싼 사람이다. 자신이 얻은 정보를 마치 잠입 취재를 해서 알게 된 정보인 것처럼 사방으로 퍼뜨린다. 그것에 대해 반대를 하려고 하면 구라 형 인상이 확 구겨진다. 눈이 희번덕해서"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에 윤종신과 김국진 등 MC들은 기회를 잡은 듯 "김구라는 고학력자를 챙긴다. 서울대 법대면 1순위다",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김구라를 공격했고 김구라는 "강용석 변호사가 바로 옆에 있기도 하고 인간적인 허점이 있는 분이다"라고 해명을 하면서도 멋쩍은 웃음을 터뜨렸다.
허지웅은 함께 출연한 게스트들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펼쳤다. 그는 당사자 쌈디의 앞에서도 힙합 디스전에 대해 "대중의 구경거리로 전락한 것 같았다"라고 평하며 용기있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쌈디는 허지웅의 설명들을 들으며 "골치아픈 분이다"라고 말한 바 있는 상황. 두 사람의 극단적으로 다른 성향은 색다른 시너지를 내며 묘미를 줬다.
거침없이 툭툭 던지는 허지웅의 토크 스타일은 분명 '라디오스타'에 어울렸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 게스트 보다는 '라디오스타' MC에 더 어울릴만한 자질이었다. 자신을 공격하는 규현에게 "너 잘한다"며 불쑥 이야기를 건네고, 국민 MC유재석의 새 프로그램에 대해 "약간 위험해 보이지 않느냐"라고 다른 사람에 대해 분석하고 평가하는 모습은 마치 '라디오스타' MC들의 모습 중 하나를 보는 듯 했다. 간만에 등장한 '라디오스타' 최적화형 인물 허지웅이 지상파 방송에서도 MC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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