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무서운 '라스', 셀프 디스도 웃음 장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3.20 10: 01

그 어떤 방송 프로그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서 그걸 웃음 장치로 활용할까.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과거의 폭발력 있는 힘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하며 ‘셀프 디스’를 했다.
‘라디오스타’는 지난 19일 방송에서 유재석이 진행하는 KBS 2TV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와 동시간대 맞붙는 것에 대해 스스로 언급했다. 수요일 오후 11시대는 ‘라디오스타’와 SBS ‘짝’이 오랜 시간 동안 시청률 1위를 경쟁했다.
‘짝’이 출연자 사망 사건으로 폐지된 가운데 후속 프로그램으로 육아 예능프로그램인 ‘오 마이 베이비’가 편성됐고, 유재석을 내세운 ‘나는 남자다’가 시범 방송을 앞두고 있다. 사실상 큰 경쟁자가 없었던 '라디오스타'는 '국민 MC'로 불리며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만들어내는 '방송의 신' 유재석과 맞붙게 됐다.

이 때문에 터줏대감 ‘라디오스타’는 막강한 경쟁 프로그램을 맞게 되는 위기에 놓였다. ‘라디오스타’가 독설이라는 강한 이야기로 점철되는 토크쇼로 사랑받고 있긴 해도 최근 시청률 하락으로 위기를 맞은 것이 사실. 이 가운데 ‘라디오스타’는 경쟁 프로그램 등장으로 겪게 된 변화의 바람을 스스로 언급하며 성역 없는 주제를 나누는 토크쇼의 맛을 살렸다.
이날 김구라는 “이 시간대에 재석이가 들어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윤종신은 “규현이가 빠질 때 됐다”면서 MC이자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을 공격했다. 규현 역시 “형이나 빠져라”라고 응수하며 프로그램에 불어닥친 위기를 가지고 재미를 만들었다.
김구라는 “유재석 씨의 결정이 이해 되지 않는다. 나를 죽일 셈이냐”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물론 깐족거리는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는 윤종신이 “수요일은 포기하라”면서 유재석과의 경쟁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라디오스타’의 ‘셀프 디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 제작진은 평론가 허지웅이 ‘라디오스타’에 대해 “예전과 같지 않다. 이 프로그램은 MC들의 시스템으로 돌아가는데 요즘은 웃음 격차가 크다”고 지적을 한 것을 그대로 내보냈다.
‘라디오스타’가 시청률 하락과 동시간대 다른 예능프로그램 변동으로 인해 불안한 입지를 보이고 있긴 해도 여전히 막강한 화제성을 자랑하는 것이 사실. 스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독설 토크쇼인 ‘라디오스타’는 고정 시청자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
때문에 ‘라디오스타’의 위기 의식 표출은 웃음 장치 역할을 하는 게 더 크다. 위기라고 말을 하면서 MC들끼리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형성한 재미가 상당했기 때문. ‘셀프 디스’도 서슴지 않으며 재미있는 요소를 만드는 ‘라디오스타’의 장수 비결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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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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