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 “이진영 선배가 올해는 14패 한다더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3.21 06: 03

2경기 연속 부진했지만 류제국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특유의 긍정적인 모습을 유지한 채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류제국은 최근 2번의 시범경기에서 난조를 보였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3⅓이닝 4실점(3자책점)했고, 19일 상동 롯데전에선 4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시범경기라고 해도 지난해 팀 내 최다승 투수이자 리그 승률왕의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다.
그러나 류제국은 시원하게 자신의 부진을 받아들였다. 류제국은 20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특별히 실험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 그냥 내가 못하고 있는 것이다”며 입을 열었다.

사실 류제국은 지난해 이 시기에도 좋지 않았다. 당시에는 1군이 아닌 2군 연습경기에서 공을 던졌지만 2군 선수들을 상대로도 3점 이상을 내줬다. 류제국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솔직히 낮에 관중들도 없는 곳에서 경기하니까 산만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대구구장도 그랬고 어제 상동구장은 더 심했다. 게다가 미국에 있을 때도 낮 경기서 유독 못했었다”고 이야기했다.
류제국은 지난해 ‘빅게임 피쳐’를 자청했고 실제로 ‘빅게임 피쳐’가 됐다. 데뷔전을 놓고 김기태 감독에게 직접 고교시절 라이벌 김진우가 등판하는 잠실 KIA전을 원한다고 말했고, 그 경기서 승리투수가 됐다. 기록만 봐도 증명된다. 류제국은 2013시즌 1만5000명 이상의 관중이 운집한 경기서 10승 1패, 2만5000명 만원 관중 속에선 3승 무패를 달성했다. 관중이 많고 자신에게 관심이 집중될수록 이를 즐기고 힘이 났다. 페넌트레이스 클라이맥스였던 10월 5일 두산전 승리투수 또한 류제국이었다. 
 
그러면서도 현재 자신의 투구에 대해선 냉정하게 평가했다. 류제국은 “아직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다. 올해 컨셉이 직구인데 직구를 계속 맞고 있다. 어제 경기 초반 롯데 타자들의 배트가 내 공에 밀려서 파울이 났다. 공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3점 홈런을 맞고 내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결국 류제국은 이전 스타일로 돌아가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류제국은 변화구 구사율이 높고 풀카운트 승부가 많았다. 실점은 적었으나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류제국은 “이대로 계속 맞으면 작년 스타일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범경기 등판은 끝났고 25일 2군 야간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그 때 던져보고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류제국은 “아직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이진영 선배를 비롯한 선배님들이 내 운을 작년에 다 썼다고 하신다. 올해는 내가 2승 14패할 거라고 전망하시더라. 그런데 14패하면 1군에 있을 수가 없다”고 웃는 여유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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