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개막까지 이제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주말 시범경기를 끝으로 프로야구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데, 각 팀들은 막바지 전력 테스트에 한창이다.
롯데는 아직까지 외야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았다. 당초 이승화-김문호-김대우 3명이 좌익수 자리를 놓고 주전경쟁을 펼쳤고, 중견수 전준우와 우익수 손아섭의 자리는 굳건했다. 그렇지만 이번 시범경기 들어서 중견수 이승화, 좌익수 전준우로 출전하는 경기가 종종 나온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캠프 당시 "전준우를 좌익수로 쓸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지금은 조금씩 시험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상동 LG전이 끝난 뒤에는 "전준우를 좌익수로 넣은 건 테스트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다. 외야에도 더블포지션이 가능한 선수가 있다면 좋다"며 1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상황이 달라졌음을 암시했다.

전준우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좌익수 테스트를 받는 건 바로 몸상태 때문이다. 지난 겨울 오른쪽 발목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전준우는 해외 전지훈련 도중 발톱 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 쯤이면 모든 재활과정이 끝났어야 했는데, 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전준우는 "몸은 많이 좋아졌다. 이제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고 말한다. 확실히 타격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6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를 기록하고 있는데, 숫자로 보여지는 성적보다 타구 질은 더 좋다. 발목 통증에서 벗어난 전준우는 하체에 힘을 제대로 싣고 타격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달리는 건 아직 완전치 못하다. 20일 광주 KIA전에서도 전준우는 무리해서 달리기보다는 적당히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가 좌익수로 테스트를 받는 것도 바로 주력이 이유다. 중견수 방향으로 날아오는 타구는 회전이 상대적으로 덜 걸리기 때문에 빠른 발과 수비 범위가 넓다면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 전준우는 빠른 발로 넓은 수비범위를 커버하는 유형의 수비수인데, 발목이 완전치 않다면 수비 범위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좌익수는 타구 판단능력이 중요하다. 19일 상동 LG전에서 좌익수로 경기 중간 교체된 전준우는 무난한 타구판단과 펜스 플레이를 보여줬다. 중견수로 수 년동안 활약했기 때문에 코너 외야수를 보는데 큰 무리는 없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좌익수라서 시범경기를 통해 수비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만약 개막 때까지 전준우가 완벽하게 준비되지 못한다면 좌익수로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승화가 중견수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능력만 놓고 보자면 국내 최정상급 외야수인 이승화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4푼6리(26타수 9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결국 전준우 몸상태에 따라 롯데 외야 교통정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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