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처럼만’ SK 도발에 꿈쩍 않는 모비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21 07: 45

“상대가 누구든 우리의 농구를 한다면 이긴다.”
프로농구 챔피언 모비스가 2연패에 도전한다. 모비스는 고양 오리온스를 3승 1패로 꺾고 올라온 서울 SK를 맞아 23일 울산에서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펼친다. 지난해 챔프전의 재대결로 큰 관심을 모은다. 당시 4연패로 완패했던 SK선수들은 저마다 ‘타도 모비스’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모비스 선수들은 큰 관심이 없었다.
기자가 20일 찾아간 모비스 선수단은 울산에서 손님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일찌감치 SK에 대한 분석이 끝난 상태였다. 유재학 감독은 “SK가 올라오리라 생각했다. 오리온스가 올라오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SK선수들이 정신무장이 단단하다고 전했더니 “정신력은 첫 게임 전반전까지다. 막상 경기가 시작하면 크게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상대를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다는 자신의 농구를 할 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유재학 감독이 SK의 전력을 과소평가한 것은 아니다. 유 감독은 “SK는 두 팀으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선수층이 깊다. 작년과 비교하면 박승리가 있다. 수비가 터프하더라”라고 진단한 뒤 “반면 우리는 벤치선수들이 부족하다. 양동근, 문태영, 함지훈도 한 살을 더 먹었다. 시리즈가 길게 가면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짧게 끝내고 싶다고 그게 되겠나?”라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결국 모비스가 믿는 것은 경험이다. 올해 플레이오프서 주희정, 송영진 등 노장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 모비스에는 승부처에서 해결해 줄 선수가 풍부하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은 아무리 지쳐도 자기 할 몫은 100% 해주는 선수”라며 신뢰를 보였다.
양동근의 생각은 어떨까. 어느덧 만 33살 노장이지만 연습에서도 실전처럼 뛰는 양동근이었다. 김선형과의 가드대결에 대해 양동근은 “선형이는 좋은 선수”라고 웃으면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양동근은 지난해 여름 국가대표팀에서 김선형과 오랜 시간을 함께 연습하며 장단점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상황.
SK는 6강 4차전에서 코트니 심스와 박상오가 지나치게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SK전을 봤다는 양동근은 “고참 선수는 언제나 냉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챔프전 MVP만 두 번을 수상한 양동근에게 흥분이나 방심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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