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후보' KT가 4강에 올랐다.
부산 KT는 20일 인천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서 인천 전자랜드를 79-57로 꺾고 3승 2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전창진 감독은 올 시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니 숨겼다. 스스로 꼴찌 후보라면서 부담을 덜어낸 모습이었다. 조성민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선수가 없었다. 외국인 선수들도 부침을 겪었다. 또 시즌 중반 4-4 트레이드서도 어려움이 많아 보였다. 그만큼 정상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정규리그서 5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전자랜드와 맞대결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 감독 본인도 전자랜드와 경기를 앞두고 많은 것을 내려 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승부사 기질이 그대로 증명됐다. 정규리그 막판 지난 시즌 KGC인삼공사에서 뛰었던 후안 파틸로를 영입하며 외국선수 자리도 보강했다. 전태풍, 조성민의 기존 전력과 함께 파틸로가 합류하면서 KT는 짜임새를 갖게 됐다.
결국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전창진 감독은 KT를 4강에 올려 놓았다. 이로써 전 감독은 KBL 역대 최초로 9번째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용산고-고려대 출신인 전창진 감독은 대학 재학시절 부앗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에 입단했지만 프로 경력은 없다. 주무를 거쳐 각고의 노력 끝에 감독이 됐다.
2002-2003 시즌을 시작으로 12시즌 동안 KBL서 감독직을 역임하며 2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승부사 기질이 있는 전 감독은 4강행을 확정지은 뒤 후배인 유도훈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최선을 다해서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치열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농구인으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유 감독과 전자랜드 선수들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오는 22일 부터 시작되는 4강 플레이오프도 여전히 열세라는 평가다. 상대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LG다. 데이본 제퍼슨과 김종규 그리고 문태종 등 다양한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다. 짜임새 있는 농구를 펼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그러나 전 감독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전 감독이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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