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29)가 독수리 군단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최고 137km 느린 직구로도 탈삼진 5개를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인 피칭을 펼쳤다.
앨버스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두산과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쾌투를 펼쳤다. 시범경기 데뷔전이었던 지난 16일 대전 LG전 2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다소 고전했지만 이날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위력을 과시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3.00.
이날 앨버스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7km에 불과했다. 대다수 외국인 투수들은 물론이고 국내 투수들과 비교해서도 느린 공에 속한다. 허리 통증 이후 실전 등판이 모자라 구속을 100%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앨버스는 14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이 공으로도 타자를 제압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앨버스는 1회 1사 1루에서 김현수를 몸쪽 무릎 근처로 향하는 134km 직구를 결정구 삼아 루킹 삼진 돌려세웠다. 이어 오재일을 123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2회에도 선두타자 양의지를 바깥쪽 낮게 들어오는 136km 직구로 루킹 삼진 잡았고, 최주환마저 풀카운트 승부에서 바깥쪽 낮은 135km 직구로 루킹 삼진 요리했다. 4타자 연속 삼진을 잡는 동안 140km 이상 강속구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3회 김재호에게 2루타, 민병헌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했지만 이것이 이날 경기 유일한 실점이었다. 앨버스는 4회 무사 1루에서 오재일을 134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위기를 극복했다. 이날 삼진 5개 중 4개가 직구를 결정구 삼았고, 그 중 3개가 루킹 삼진이었다는 점에서 앨버스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과 정교한 제구가 돋보였다. 한화에 희망을 준 앨버스의 피칭이었다.
경기 후 앨버스는 "지난 경기보다 많이 안정됐다. 전반적으로 직구 제구가 잘 됐다"며 "몸 상태도 문제없다. 앞으로 개막까지 남은 기간 준비를 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화 김응룡 감독도 "앨버스의 제구가 지난 경기보다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제구와 디셉션이 좋은 투수로 아직 준비 과정에 있다. 다른 외국인 투수들보다 한 텀 늦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waw@osen.co.kr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