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현대캐피탈이 인천 대한항공을 완파하고 4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현대캐피탈은 21일 오후 천안유관순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0(25-19, 25-21, 25-23)으로 대파했다.
퇴로는 없었다. 1차전 승리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보증수표였다. 지난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1차전 승리 팀이 9번의 플레이오프 중 8차례나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얄궂은 운명이었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은 3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만났다. 지난 2년간은 대한항공이 모두 웃었다. 하지만 이날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공격성공률, 블로킹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대한항공에 앞서며 완승을 만들어냈다. 반면 대한항공은 신영수의 허리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 완패를 당했다. 높이, 리시브 등에서 완패를 면치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들어 가장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서 주전 선수들이 휴식을 취한 게 득이 된 듯했다. 좌우 쌍포가 폭발했다. 리버맨 아가메즈(28점, 공격성공률 58.13%)와 문성민(12점, 공격성공률 69.23%)이 40점을 합작했다. 윤봉우와 권영민은 승부처서 귀중한 블로킹 6개로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지난 2009-2010시즌 이후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다가섰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부터 확실히 주도권을 잡았다. 16-13으로 앞선 상황에서 문성민의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에 의한 득점에 이어 윤봉우가 마이클 산체스의 공격을 가로 막으면서 상대 기세를 꺾었다.
대한항공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김형우의 블로킹과 곽승석의 백어택 등을 묶어 19-21로 턱밑 추격전을 벌였다. 거기까지였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시간차, 아가메즈의 백어택, 문성민과 윤봉우의 연이은 블로킹으로 기분 좋게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 번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은 무서울 정도로 대한항공을 몰아쳤다. 아가메즈와 문성민의 공격은 불을 뿜었고, 윤봉우를 앞세운 높이도 위력을 더했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후반 20-15로 앞서는 등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하며 2세트마저 가져왔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서도 주도권을 놓치 않으며 승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범실을 연발하며 자멸했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초반엔 아가메즈가, 중반엔 문성민이 공격을 이끌며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벼랑 끝에 몰린 대한항공도 젖먹던 힘을 짜냈다. 곽승석의 시간차와 마이클의 블로킹으로 17-17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살얼음 승부가 이어졌다. 대한항공이 앞서가면 현대캐피탈이 바로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현대캐피탈에 미소를 지었다. 임동규의 오픈과 아가메즈의 스파이크 서브로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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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