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넘어야 할 우타자 몰아세우기.
23일 호수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시즌 개막전을 치르는 LA다저스 류현진(27)이 우선 극복해야 할 과제는 1번부터 5번까지로 이어지는 우타라인이다.
애리조나 커크 깁슨 감독은 22일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A.J 폴락-애런 힐-폴 골드슈미트-마틴 프라도-마크 트럼보-미구엘 몬테로-크리스 오윙스-제라르도 파라-웨이드 마일리로 이어지는 타순이다. MLB.COM은 이 들 중 유격수 크리스 오잉스와 선발 투수 웨이드 마일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23일 경기에도 그대로 기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 오윙스는 디디 그레고리우스와 플래툰 시스템을 이룬다.

1번 폴락부터 트럼보까지 5명의 타자가 모두 오른 쪽 타석에 든다. 우투 좌타 포수 몬테로와 외야수 파라, 그리고 투수 마일리 등 3명을 제외한 6명이 우타자다. 류현진이 상대해야 할 그레고리우스는 우투좌타이고 선발 트레버 케이힐은 우타자이므로 좌우타자 숫자는 달라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애리조나전에 다섯 번 선발투수로 출장했다. 상대의 선발 라인업은 4,5차 등판만 같았을 뿐 (투수 제외) 앞선 세 차례의 등판은 다 바뀌었다. 가용한 우타자를 다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것은 좌완 선발 상대할 때 어느 팀이든 우선적으로 세우는 원칙이지만 ‘깁슨표’라인업은 류현진을 상대하면서 그 양상이 달라졌다.
4월 13일 첫 맞대결에서는 외야수 제라르도 파라, 포수 몬테로를 제외한 (유격수 클리프 페닝턴은 스위치 히터) 모든 선수들이 우타자 였다. 두 번째인 6월 12일 경기에서 파라, 몬테로 외에 좌타자로 유격수 그레고리우스가 추가됐다. (마이너로 간 조쉬 윌슨 대신 페닝턴이 2루수로 출장) 이 때까지만 해도 우타자가 좀 많기는 했지만 특별할 것도 없었다. 2번(파라), 5번(몬테로)에 좌타자가 위치, 상위타선은 오히려 좌우의 균형이 잡혔다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 .
하지만 애리조나와 3번째 경기인 7월 10일에는 파라와 선발 투수 타일러 스캑스만 빼고 전 타자가 우타석에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우타자 몰아세우기 시작됐다. 1번 부터 6번까지 모조리 우타자로만 채웠다. 전날 다저스 우완 잭 그레인키가선발로 나왔을 때 2번에 위치했던 파라의 타순은 7번으로 내려갔다.
9월 16일 유격수 오윙스가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좌타자가 한 명 더 생기자 리드오프부터 우타자 몰아세우기는 5번타자까지만 이어졌다. 깁슨 감독은 이날 류현진이 6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허용하면서 3실점하자 시즌 마지막 맞대결인 9월 11에도 똑 같은 타순으로 경기에 임했다. 마지막 두 경기 모두 포수마스크는 우타자인 터피 고스비쉬가 썼다.
이렇게 보면 시즌 개막전은 지난 해 9월의 2경기와 양상이 비슷하다. 당시에도 1번 부터 5번까지 우타선으로 채우고 6번에 파라가 오게 했다. 올 개막 경기에는 6번타순에 파라 대신 몬테로가 위치하는 것이 다르다면 다르다.
애리조나의 이런 우타자 몰아세우기는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좌타자를 상위 타선에 섞었던 애리조나와 1,2차전에서 류현진은 12이닝 동안 17안타로 6점을 내줬다. 평균자책점 4.5. 나머지 우타자 몰아세우기 타선을 사용한 3경기에서는 19이닝 동안 17안타 10실점, 평균자책점 4.75로 올라갔다. 첫 경기인 4월 13일 승리를 거뒀지만 우타자를 상위에 몰아 세운 3경기에서는 2패만 추가했고 팀도 류현진이 등판한 5경기에서 애리조나에 2승 3패로 밀렸다.
이 사이 골드슈미트는 14타수 7안타(1홈런 포함), 힐은 8타수 5안타(1홈런 포함), 폴락은 13타수 5안타로 류현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23일 경기에서 1~3번 타순에 오는 선수들이다.
한편 오윙스는 류현진을 상대로 6타수 1안타로 부진했던 반면 그레고리우스는 3타수 2안타를 기록한 바 있어 깁슨 감독이 예고대로 플래툰을 실시할지 주목된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