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커볼러’ 볼스테드, 두산 맞춤형 4선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3.22 05: 59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28)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5⅓이닝 5피안타 2실점했다. 볼스테드는 시범경기 3차례 등판에서 14⅓이닝 동안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는 좋은 페이스를 보였다.
경기를 마친 볼스테드는 “오늘 피칭에 대해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그동안 연습했던 것들이 조금씩 이뤄져 가는 느낌이다. 경기 중반 안타와 실점도 허용했지만, 땅볼 타구가 안타가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 말을 통해 본 볼스테드는 기본적으로 많은 삼진을 노리기보다는 땅볼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유형의 투수다. 실제로 스트라이크 존을 미세하게 벗어나는 싱커(두산 전력분석 자료에 의하면 투심 패스트볼)를 활용해 땅볼로 타자들을 처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따라서 내야 수비가 탄탄한 두산에서 뛴다는 것이 볼스테드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볼스테드 본인도 이미 팀 수비에 대해 “상당히 인상적이다. (21일 경기)시작부터 정수빈의 다이빙 캐치 등 수비가 강한 팀이라 느꼈다”라고 말할 만큼 두산의 내, 외야 수비는 안정된 편이다.
볼스테드의 구종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140km대 중반의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속도 차를 이용한 체인지업을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활용하며, 땅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싱커와 함께 커브, 슬라이더도 조금씩 활용한다. 커브는 시범경기만 놓고 봤을 때 초구에 카운트를 잡는 공으로 자주 사용하기도 했다.
207cm의 장신이기도 한 볼스테드는 우완 오버핸드라는 점에서 더스틴 니퍼트와도 유사성을 보인다. 현재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이 시범경기와 같다면 볼스테드는 니퍼트-노경은-유희관에 이은 4선발이 된다. 만약 이런 선발 로테이션이 유지된다면 스타일이 비슷한 니퍼트와 볼스테드가 같은 3연전 안에 나서지 않게 되어 볼스테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볼스테드가 시리즈 첫 경기에 등판한다면 니퍼트가 3번째 경기에 나선다. 그래도 사이에 선발투수 한 명이 있고, 니퍼트는 국내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에이스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까지 극복해내고 안정적인 활약을 할 가능성이 현재의 볼스테드보다는 높다.
이러한 이유로 적어도 초반에는 2~3선발보다는 4선발로 가는 것이 볼스테드의 1군 무대 적응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두산도 이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니퍼트-노경은-유희관 다음 순번으로 볼스테드의 등판 스케줄을 잡아놓은 면이 없지 않다. 기대치가 있다고는 하나 국내에서 첫 시즌을 맞는 투수가 토종 10승 투수 2명을 제치고 니퍼트 바로 뒤에 위치하는 것은 토종 선발 투수들의 자존심에도 악영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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