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열쇠는 코트니 심스(31, SK)가 쥐고 있다.
정규리그 2위 울산 모비스와 3와 서울 SK가 맞붙는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 1차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4강에 직행한 모비스는 일찌감치 전력을 추스르며 SK를 심층분석했다. 6강에서 오리온스를 3승 1패로 꺾은 SK는 경기감각이 최고조다. 역시 승부는 붙어봐야 안다.
두 팀의 전력은 엇비슷하다. 지난해 챔프전에서 맞붙어본 만큼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가드진이 문제다. 모비스는 이대성이 빠졌고, SK는 변기훈이 부상이다. 변기훈은 4강전에 출전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급 중 SK의 비대칭 우위전력은 바로 코트니 심스의 존재다. 지난 시즌 애런 헤인즈에게 지나치게 의존해 4연패를 당한 SK는 올 시즌 코트니 심스의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이는 모비스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심스는 6강 4차전에서 공격리바운드를 10개나 잡으며 14점, 15리바운드로 맹활약을 펼쳤다. 심스는 6강에서 평균 16분만 뛰고도 8.3리바운드를 잡았다. 206cm의 높이에 113kg이 나가는 체중은 골밑에서 여간해서 당해내기 힘들다. 유재학 감독은 “심스는 높이도 있지만 덩어리가 있기 때문에, 제자리에서 점프하면 리바운드를 다 따낼 수 있다. 오리온스 선수들도 높이는 있었지만 몸싸움에서 밀렸다. 뛰어 들어가면서 잡는 리바운드밖에 할 수 없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모비스는 로드 벤슨(208cm)과 리카르도 라틀리프(200cm)를 보유하고 있다. 유 감독은 “라틀리프는 심스에게 안 된다. 벤슨도 체중에서 밀려서 심스를 혼자 막기는 힘들다. 결국 도움수비가 도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SK 입장에서는 확실한 우위에 있는 심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모비스를 눌러야 하는 셈이다.
전력이 떨어진다고 그대로 놔두면 ‘만수’라는 별명은 붙지 않았을 것이다. 유재학 감독은 공을 잡은 선수에게 강력한 함정수비를 걸어 골밑의 코트니 심스에게 아예 공이 투입될 수 없도록 하는 수비패턴을 집중 지시했다. 또 골밑에 공이 들어갔을 때 다양한 루트에서 도움수비가 진행돼 ‘가상의 심스’를 고립시켰다. 심스가 이를 극복하려면 고생깨나 할 것 같다.
헤인즈에 대한 비책도 정리가 됐다. 유재학 감독은 “한 선수가 30점을 하는 것은 전혀 무섭지 않다”면서 오히려 헤인즈 중심의 농구를 반기는 분위기다. 결국 SK가 승리하려면 어떻게 적재적소에 헤인즈와 심스를 두루 기용하는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