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짐꾼, 배우 이서진 앞에 붙는 또 하나의 수식어다. 이서진은 이제 안 보이면 섭섭할 정도로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에서 빠지면 안 되는 그림이다. 그와 동시에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을 통해서는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참 좋은 시절'은 이서진이 지난 2011년 MBC 드라마 '계백'에 출연 한 후 오랜만에 배우로 복귀한 작품. 서늘하고 세련된 분위기에 가족에 대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극중 캐릭터는 그동안 이서진이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꽤 많이 닮아있다.
극중 이서진은 어려서부터 마을의 수재였지만 아픈 가족사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 강동석을 연기 중이다. 15년간 고향을 등졌지만 검사가 돼 다시 아픔이 남아 있는 고향집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첫사랑을 다시 만났다.

진지하고 완벽을 추구하고 강동석 캐릭터는 이서진에게서 볼 수 있는 익숙한 모습이었다. 드라마 시작 전인 지난해 '꽃보다 할배'를 통해 예능에서 활약했지만, 그 이미지를 지울 정도로 이서진의 절제된 연기는 안정적이었다. 우수에 찬, 아련한 눈빛부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표정 그리고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까지 캐릭터와 잘 어울렸다.

그런 이서진이 지난 7일 첫 방송된 '꽃보다 할배' 스페인 편에서는 '참 좋은 시절'의 강동석을 잊게 할 만큼 강렬한 짐꾼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드라마 속 모습과는 전혀 다른, 까탈스럽지만 예의바르고 또 때로는 웃긴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꽃보다 할배' 스페인 편 3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서진은 어느새 짐꾼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스페인에 도착하자마자 저렴한 숙소를 예약했고, 바르셀로나의 관광지보다는 교통에 대해 공부했다. 또 할배들의 취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커피를 챙겼고, 평소에는 요리와 담쌓고 살지만 할배들의 주문에 뚝딱 김치찌개를 만들어내는 능력까지 발휘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그를 '신이 내린 짐꾼'이라 부르기고 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할배들 앞에서는 늘 예의바르고 성실한, 충직한 짐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제작진과는 충돌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나영석 PD와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했고, 새로 들어온 작가에게 자연스럽게 심부름을 시키며 깡패짓(?)을 하는 등 두 얼굴을 보여줘 재미를 높였다.
지난해 '꽃보다 할배'를 통해 배우로서 차가운 이미지를 벗고 인간미를 드러냈던 이서진, 이번에는 배우와 예능인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어 그의 다음 변신에 더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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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네트웍스 제공,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