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결여', 초반 부진 딛고 이토록 '핫'해진 이유 셋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3.22 15: 57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의 돌풍이 거세다. 이 드라마는 초반 지지부진한 반응을 얻었으나 놀라운 뒷심으로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는 지난 지난해 11월 김수현 작가의 신작이자 배우 이지아의 복귀작이란 사실만으로도 대중의 이목을 끌며 화려하게 돛을 올렸다. 그럼에도 반응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첫 방송 이후 5달여가 지나고 '세결여'는 종영을 4회 앞둔 현재 보란 듯이 승승장구 중이다. 서서히 인기에 발동이 걸리더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화제성 '갑'인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막장도 김수현이라면

이 드라마는 김수현 작가의 신작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세결여'는 초반 지지부진했던 것이 사실. 시청률은 물론이거니와 화제성도 그닥 높지 않았다. 여기에 '김수현도 한 물 갔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결론적으로 김수현은 한 물 간 작가가 아니었다. 드라마 타이틀에서도 엿볼 수 있듯 '세결여'는 세 번이나 결혼하게 되는 여자 오은수(이지아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막장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이야기다. 은수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은 전남편 태원(송창의 분), 현남편 준구, 다미 등 여러 인물들이 얽히고설켜 극단적인 이야기 전개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세결여'는 평범한 막장 드라마들과는 그 궤도를 달리했다. 김수현 작가는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같은 극단적 스토리의 옷을 입어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소재, 디자인은 차원이 다른 '세결여'였다.
-누구 하나 죽는 캐릭터가 없다
김수현 작가의 진가는 인물들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그리는 데에서 빛났다. 그 결과 많은 등장인물들이 저마다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지게 됐다. '세결여' 속 등장인물들은 주연과 조연, 그 경계가 불분명해지며 인물 그 자체로 남았다.
그 예로 태희(김정난 분), 임실댁(허진 분) 등을 들 수 있다. 여타의 드라마였다면 두 인물의 비중은 그리 크지 못했다. 등장인물들이 많은 주말극의 특성상 두 사람의 이야기를 끼워넣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 그러나 '세결여' 속 태희는 밝아보이지만 사랑에 상처받은 인물로 태원과 채린(손여은 분), 그리고 은수의 이야기에 고모로서 한 몫을 한다. 임실댁의 경우는 더 놀랍다. 부잣집 가정부라는 설정 아래 이토록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온 인물이 있었을까. 그는 할 말 다하는 돌직구와 쫄깃한 사투리 등으로 '세결여'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역시 결론은 채린
이러니저러니 해도 사실 '세결여' 인기의 요인은 채린이다. 그는 과거엔 보지 못했던 신개념 악녀로 그려지며 주인공도 잡아먹는 악역이 됐다.
채린은 태원의 두 번째 부인으로 처음 극에 등장했다. 그가 처음 '세결여'에 나왔을 당시 이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리라곤 누구도 상상치 못했다. 그러나 그는 어린아이처럼 순진하며 자신의 주장만을 반복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듯 하다가도 이내 모든 잘못을 주변인들에게 돌린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눈물을 흘리면 그 앞에 있는 태원 뿐 아니라 안방극장의 시청자 또한 가슴을 치게 만든다. 특히 채린은 실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성격의 캐릭터라는 점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사고 있다.
이처럼 '세결여'는 초반 부진을 딛고 '핫'해졌다. 이제 4회의 방송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사랑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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