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이 있다. 데뷔 55년차 가수 이미자는 후배들에게 그런 힘이 되는 존재다. 후배들은 이미자 앞에서 노래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이미자는 뛰어난 실력의 후배들을 보면서 흐뭇해했다. 또 지난 55년 이미자의 노래와 함께 살아온 관객과 시청자는 새로운 감동을 느꼈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 이미자 특집에서는 가수 소녀가 '기러기 아빠'를 불러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우승자는 소냐지만 이번 특집에 출연한 모든 가수들이 큰 감동과 진정성을 전했다.
특히 이수영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섬마을 선생님'을 열창 진한 감동을 남겼다.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풍부한 감성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고, 무대 위에서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수영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이미자 선생님의 노래를 좋아하고 즐겨 불렀다. 또 학창시절 라디오 노래자랑에서 노래를 불러 상을 타 오시기도 했다"라고 어머니와의 추억을 공개, 왁스의 무대를 보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왁스의 노래로 전달된 어머니와의 추억이 관객들뿐 아니라 이수영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 것.
"아버지라는 말을 해 볼 기회가 얼마 없었다"고 말한 후 노래를 시작한 소냐 역시 풍부한 감성으로 노래의 감정을 표현했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애절한 목소리가 소냐 특유의 한이 서린 목소리와 만나 또 한 번의 감동 무대를 탄생시켰다. 특히 소냐의 무대에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까지 보였을 정도.
후배들이 이미자 앞에서 떨면서 노래를 했듯, 이미자는 뿌듯하게 무대를 바라봤다. 후배들을 향한 조언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무대에 오른 가수들과 함께 노래했다.
이미자는 "우리 가요는 상대방의 가슴에 와 닿게 자기 인생을 결부시키고, 대변해주는 것이 가요라고 생각한다. 조용한 노래일수록 가슴에 전달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오늘 이렇게 끝까지 들어보니 이렇게 훌륭한 가수들이 있어서 뿌듯함을 느꼈다. 누구 하나 나무랄 데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미자가 지난 55년 동안 대중 곁을 지키며 많은 노래로 감동을 줬듯이, 이번 '불후의 명곡' 이미자 특집은 시청자에 또 다른 감동을 선물했다. 후배들은 살아있는 전설의 진짜 감동을 노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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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