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지난해 개막전 홈런을 다시 맛보고 싶었던 것일까. 타격에서 욕심을 부리며 진지한 개막전에서 미소를 유발했다.
커쇼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에 빠지며 우려를 낳았던 커쇼는 시즌 첫 등판부터 7탈삼진쇼를 펼치며 팀의 걱정을 깨끗이 지웠다.
커쇼는 1회 2사 2,3루 위기에 몰리는 등 안타도 많이 허용했지만 6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지며 마운드를 지켰다. 시범경기에서의 부진을 계속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대단한 모습이었다. 다행히 타선이 2회 이디어의 1타점 땅볼과 4회 밴 슬라이크의 투런 홈런으로 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커쇼의 욕심은 피칭에서 끝나지 않았다. 커쇼는 이날 3타수 1안타 2피삼진을 기록했는데 특히 5회 무사 1루에서 번트를 시도하다 파울 번트로 아웃된 뒤 한동안 덕아웃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계속 잡혔다. 9번타자인 투수에게 큰 역할을 기대하는 이는 적지만 스스로 진지하게 아쉬워하는 모습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커쇼는 결국 7회 안타를 쳤다. 커쇼는 무사 1루에서 애리조나 해리스를 상대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커쇼는 안타를 친 뒤 전력으로 달리더니 1루 베이스를 지나 2루까지 달려갔다. 그 사이 애리조나의 야수진은 이미 2루에 공을 전달했고 커쇼는 2루에서 아웃된 뒤 더 큰 아쉬움을 보였다. 팀이 3-0으로 앞서고 있었기에 그의 주루 미스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커쇼는 지난해 4월 2일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8회말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 사람이 완봉승과 결승 홈런을 때려낸 것. 지난해 진기록을 잊지 못한 커쇼의 욕심이었을까. 그가 타격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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