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먼 3년 연속 시범경기 부진, 정말 괜찮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3.23 06: 15

롯데 좌완투수 쉐인 유먼(35)이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도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유먼은 2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KIA전에서 3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최고구속이 140km 언저리에 머물렀고 폭투만 2개를 저지를 정도로 제구도 들쭉날쭉했다. 정규시즌 개막 전 마지막 실전등판에서 무너진 유먼은 불안한 마음으로 개막을 기다리게 됐다.
한국야구 3년 차인 유먼은 한 번도 시범경기에서 잘 던진 해가 없다. 2012년 유먼은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9이닝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 당시 유먼은 구위와 제구 모두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정규시즌에 돌입해서는 180도 달라져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했다. 2013년에도 유먼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87에 그쳤지만 정규시즌 13승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올해는 과연 어떨까. 시범경기 유먼의 등판기록은 1경기 뿐이지만 비로 노게임 선언됐던 12일 두산전에서도 3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졌었다. 2경기 기록을 더하면 6이닝 16피안타(2피홈런) 11실점, 평균자책점은 16.50까지 치솟는다. 평균자책점을 계산하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정도 기록이다.
유먼은 올해 시범경기 부진을 놓고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지금 결과에 좌절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건강하게 시즌 맞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유먼은 지난 겨울 간단한 무릎 수술을 받았다. 작년 내내 유먼은 무릎 통증에 시달렸는데, 그는 "올해는 무릎이 아프지 않고 컨디션도 괜찮다"고 밝혔다.
유먼과 같은 정상급 기량을 가진 선수를 시범경기 성적으로 판단하기는 곤란하다. 이 시기는 자신의 새로운 무기를 시험해보거나 컨디션을 점검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유먼의 경우는 무릎수술로 인해 몸을 만드는 게 예년보다 늦었는데, 시범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매년 반복되는 유먼의 시범경기 부진이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 구속이 올라오지 않는데다가 주무기 체인지업에 타자들이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유먼이 올해 시범경기에서 잡은 아웃카운트 18개 가운데 삼진은 단 하나 뿐이다. 유먼은 "올해 체인지업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만큼 타자들도 유먼의 공에 익숙해지고 있다.
또한 롯데 구단 관계자는 "유먼이 시범경기에 컨디션이 별로인데 본인은 '난 괜찮다. 정규시즌에 몸을 맞출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렇지만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불안한 게 사실이다.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투수가 많이 맞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유먼에게 행운이라면 롯데는 개막 2연전 이후 곧바로 휴식일을 갖는다. 유먼의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개막 2연전은 등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4월 4일 삼성과 3연전이 유먼에게는 개막전인 셈이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시간을 일주일 정도 더 얻게 되는데, 그 사이 컨디션을 최대한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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