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세결여' 손여은-하석진, '척' 하며 사느라 힘들었겠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3.23 09: 49

SBS 주말드라마 '세번 결혼하는 여자'의 하석진, 손여은이 '척' 하면서 살아온 인생을 내려 놓으려고 한다.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갈등의 양 축을 차지했던 캐릭터 김준구(하석진 분), 한채린(손여은 분)이 감춰뒀던 내면을 겉으로 꺼내놨다. 준구는 강한 척 했지만 사실 알고보면 여린 사람이었고, 채린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왔지만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가득 찬 인물이었던 것. 이들로 인해 두번째 이혼을 결심했던 오은수(이지아 분), 정태원(송창의 분)이 달라진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22일 방송된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는 은수의 이혼 요구를 받아들이고 낙담한 채 살아가는 준구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친구들과 만나 술을 잔뜩 마셨고,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준구는 자신을 비난하는 어머니 손 여사(김자옥 분)에게 "짱짱하지 못해 그런 놈이려고 했다. 부모님 가르침대로 잘난 놈이려고 무진 애썼다. 그런데 실패하셨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 나는 허접한 놈이다"고 대들었다. 삼십여 년이 지난 처음으로 자신의 비밀을 부모에게 꺼내놓은 순간이었다.
이날 채린도 아버지의 가정 폭력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이혼을 앞둔 남편 태원에게 털어놨다. 그는 아버지가 이튿날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채린은 "맞아 죽는 거 보다는 물에 빠져 죽는 게 낫다"며 "일년에 두세번. 한번 시작하면 20~30분씩, 1시간도 간다. 고1때는 갈비가 부러질 뻔도 했다. 어머니는 대리석 바닥에 넘어져서 머리 수술도 했다. 맨 처음 기억은 초등학교 1학년 때다"고 지옥 같던 기억을 떠올렸다.
채린은 태원의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는 "어머니하고 나만 아는 거다. 아무도 안 믿어 줄 거다. 당신 아는 척 하면 정말 우리 죽일 거다. 아니, 죽는다. 나 아버지가 정말 미운데 그런데도 아버지 피가 흐르는 것 같다"며 오열했다.
준구는 재벌 2세로서 부모의 기대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렇지만 이미 한 차례 이혼을 경험했고, 힘들게 시작한 두 번째 결혼 생활도 다시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어왔던 그는 이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 때문에 모든 감정을 히스테릭하게 겉으로 드러냈고, 이는 갈등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채린도 마찬가지.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켜켜이 쌓여있지만 이를 내색하지 않았다. 곱게 자란 부잣집 딸의 이미지 때문에 안으로 곪아들어간 상처는 타인에 대해 색안경을 끼게 만들었다. 채린이 태원의 딸 정슬기(김지영 분)를 타이르기 전 먼저 손찌검을 한 이유가 이 어린시절에 있었던 것.
준구, 채린은 숨기고 싶었던 본색을 겉으로 드러냈다. 약점을 드러냄으로써 더 이상 생길 수 있는 오해와 악연을 방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다음주 종영을 앞둔 '세번 결혼하는 여자'가 두 악당 캐릭터의 변심으로 결말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날 '세번 결혼하는 여자'는 전국 기준 시청률 15.9%(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 동시간 대 방영된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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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결혼하는 여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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