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라면 꼭 등장하는 키다리 아저씨의 계보를 배우 성혁이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혁은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서 방영 중인 금토드라마 '백년의 신부'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그가 맡은 역할은 극중 장이경(양진성 분)의 이복 오빠이자 오성건설 경영본부장 장이현. 여러 모로 완벽한 이현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행방불명된 동생 행세를 하는 나두림(양진성 분)을 만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여심을 흔드는 것은 물론, 한 여자에 대한 일편단심으로 로코 특유의 서정적 감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현은 최강주(이홍기 분)를 사랑하는 두림을 막기 위해 만사 제쳐놓고 매달리고 있다. 태양그룹 장손과 결혼한 첫 신부는 죽는다는 강주 집안의 저주를 알게 됐기 때문. 그에게 두림의 사랑을 받는 것보다 중요한 건, 두림을 살게 만드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현이 두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한번도 두림이 자신을 봐주지 않았지만 이현은 늘 그에게 온 신경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헌신적인 이현의 모습은 순수한 사랑의 결정체로 브라운관을 뜨끈하게 데우는 일등 공신이다.
아울러 성혁이라는 배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군 복무로 공백기를 가졌던 성혁은 '백년의 신부'를 통해 특출난 존재감을 발산했다. '백년의 신부'가 마무리되는 대로 차기작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안정적인 대사처리와 무심한 듯 이어지는 감정 표현은 이현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한 인상이다.
지난 22일 방송을 통해 '백년의 신부'는 강주에게 씌었던 저주가 풀리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동시에 두림이 이현, 이경의 어머니 마재란(신은정 분)에게 납치되면서 강주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이경과 부부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현이 또 한 번 키다리 아저씨의 기질을 발휘해 위기에 몰린 두림을 구해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백년의 신부'는 재벌가에 내려진 저주를 둘러싼 가문의 암투와, 죽음을 무릅쓴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금, 토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plokm02@osen.co.kr
'백년의 신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