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의 국제적인 보급을 위해 해외 개막전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개막전을 시작으로 일본과 호주,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개막전을 벌였다. 올해는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 2연전을 치렀다.
개막 2연전 승자는 바로 다저스다. 다저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간)과 23일 벌어진 2연전에서 3-1, 7-5로 승리를 거두고 여유있게 본토 개막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나머지 28개 구단들과 비교했을 때 다저스는 미리 2승을 챙긴 상태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23일 경기는 다저스의 다국적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친 날이었다. 일단 선발투수 류현진의 투구는 완벽 그 자체였다. 5이닝동안 애리조나 강타선을 맞아 단 2안타로 버텼고, 볼넷도 1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수비에서 실책이 나왔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펼쳤고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게다가 타석에서도 안타 1개와 희생번트 1개, 1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류현진은 이날 주무기 체인지업을 자제하는 대신 커브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애리조나 타선을 잠재웠다. 이러한 그의 활약을 지켜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 공식 트위터도 "류현진이 2년 차 시즌을 인상적으로 시작했다(HyunJinRyu99 starts his sophomore campaign)"라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류현진이 빛났다면, 타석에서는 후안 유리베와 야시엘 푸이그, 그리고 디 고든이 빛났다. 이들은 각각 3안타씩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푸이그는 동해안 오징어가 빛만 보면 수면으로 따라오는 것처럼 공만 튀면 무작정 질주하다가 주루사를 당하기도 했지만, 활력 넘치는 플레이로 전날(5타수 무안타) 수모를 설욕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인 네 선수 국적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이다. 류현진은 한국, 고든은 미국, 유리베는 도미니카 공화국, 푸이그는 쿠바 출신이다. 플로리다 출신인 고든이 미국 본토야구를 상징한다면 류현진과 유리베, 푸이그는 야구의 세계화를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특히 이날 경기는 사상 최초로 호주에서 벌어졌다. 호주는 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국가지만 리그는 만들어진지 5년도 채 되지않은 프로야구 걸음마 국가다. 최근에는 실력이 급속도로 발전해 호주 프로야구 팀인 캔버라 카발리가 아시아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다저스의 승리는 그래서 더욱 뜻깊다. 마침 4개 국적의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는데 단순한 승리를 넘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바라던 '야구의 세계화'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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